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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소속 7개 국립대병원지부, 경영위기 노동자 전가 규탄

의정갈등 이후 국립대병원경영 상황 악화, 노동자들만 고통 전담

2025-06-10 23:02:49

보건의료노조는 10일 오전 전남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병원의 경영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제공=보건의료노조)이미지 확대보기
보건의료노조는 10일 오전 전남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병원의 경영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제공=보건의료노조)
[로이슈 전용모 기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최희선)에 소속되어 있는 7개 국립대병원지부가 10일 오전 전남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병원의 경영 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난해 2월 의대 증원 반대를 이유로 시작된 전공의 집단 사직, 의대생 집단휴업 등 의료 공백은 새 정부가 바뀌어도 여전히 진행 중이고 지난 정부의 잘못된 의료개혁 추진으로 인한 국립대병원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국립대병원장들이 병원 경영난을 이유로 강제 휴가, 인력 충원 중단 등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긴축 경영을 펼치고 있다”며 "위급한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으려면 보건의료 인력이 충분히 충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또한 “병원사용자들이 노동자들에게 희생만 강요하고 성실한 교섭을 하지 않는다면 국립대병원지부들도 7월 24일 진행하게될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에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오미령 민주노총 광주본부 수석부본부장, 보건의료노조에 소속되어 있는 경상국립대학병원지부, 부산대병원지부, 부산대치과병원지부, 서울대치과병원지부, 전남대병원지부, 전북대병원지부, 충남대병원지부 등 7개 국립대병원지부와 광주전남지역본부 소속 노조 간부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한연지 보건의료노조 조직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취지 발언을 통해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인해 환자가 급감햇고 국립대병원은 경영위기가 찾아왔다. 그 적자를 메꾸고자 노동자들은 많은 희생을 치렀다. 그리고 1년 5개월이 지났는데 우리에게 또다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면서 “국립대병원이 지역거점병원으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유독 전남대병원은 지난 5월부터 노동조합에서 수차례 교섭 요청을 했지만 갖가지 핑계를 대며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 만약 성실한 교섭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7월말 총파업에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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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보건의료노조)

최권종 광주전남지역본부장 투쟁발언에서 “경영 위기의 책임은 경영의 권한을 가진 경영자가 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특히 전남대병원의 경영적자는 빛고을 병원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빛고을 병원을 지어놓고 책임도 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모든 경영 위기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경영할 능력이 안된다면 노동자들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물러나라”며 “병원측이 노동조합의 정당한 교섭요구조차 거부하는 것은 교섭 해태이다. 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은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신나리 전남대병원지부장은 병원측의 단체협약 위반 및 연차촉진제 도입시도를 규탄했다. 신 지부장은 “전남대병원의 적자와 위기의 진짜 원인은 의정갈등보다는 내부 경영 실패 탓”이라고 지적했다.

신 지부장은 “그 예로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이 연간 170억원 이상에 달하는 적자를 내고 있다. 이것은 의정갈등과 무관하게 정부와 광주시, 병원 측이 2014년 무리하게 병원을 개원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누적 적자가 최소 1000억 이상”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병원은 모든 업무와 희생을 노동자에게만 강요하고 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병원은 작년부터 퇴직자, 공로연수자, 육아휴직자 등의 공백을 충원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업무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며 “22년, 23년도에 채용된 신규간호사 중 아직 발령받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 숫자가 300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간호사들은 병동 통폐합, 부서 이동, 긴급 오프 등 예측할 수 없는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지부장은 “적은 인력으로 고강도의 노동을 수행하는 상황인데도 병원측은 또다시 근무조당 간호사 수를 더 줄이고 있어 주말이나 야간에는 한 병동을 담당하는 간호사가 단 2명이서 근무하는 병동이 늘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은하 충남대병원지부장은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병원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긴축재정에 돌입했다”며 “병원은 센터 내 통폐합 확대, 전직원대상 무급휴직, 명예퇴직 조사등 시설을 축소하고 인력을 감축했음에도 세종충남대병원의 건립으로 생긴 기존 부채 과다로 인하여 추가 은행대출이 제한되는 등 사실상 도산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고 짚었다.

또 “5천여명의 직원들은 병원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 온힘을 다해왔고 많은 희생을 감내해 왔으며, 1년이 넘는 각고의 노력과 희생으로 그나마 도산의 위기를 피한 상태이지만 병원은 또다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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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보건의료노조)

기자회견 마지막 순서로 조옥희 부산대병원지부장과 박창호 서울대치과병원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코로나19에 이어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은 의정 갈등의 불씨를 촉발하였고 이는 지역거점 국립대병원으로 옮겨와 대형 화재로 확산되고 말았다. 의정 갈등 장기화 여파로 전국 국립대병원 적자는 1년 사이 두 배로 늘어나 10개 병원 적자가 5천 6백억 원에 이른다. 2024년 전남대병원 670억, 부산대병원 660억, 충남대병원 330억, 경상국립대병원 300억, 전북대병원 500억 등 한 해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세력 심판과 새로운 사회대개혁의 민심을 등에 업고 정권을 창출한 정부는 올바른 의료개혁의 첫걸음은 공공의료와 지역의료를 강화시키고 공공병원의 지나친 인력 규제를 완화하고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병원장에게 “경영위기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단체협약 위반과 연차촉진제 도입 등 노사 갈등의 원인이 되는 강요와 희생이 계속된다면 보건의료노조 국립대병원지부는 산별총파업으로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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