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출판기념회는 고려아연의 후원으로 후원자, 시민, 관계자 등 100여 명이 함께해 작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따뜻한 연대의 시간을 나눴다.
《기억함의 용기》는 세움의 ‘수용자 자녀 당사자 자문단 4기’ 청년들이 각자의 기억과 경험을 담아낸 에세이집이다. 기복, 다이애나, 다원, 동수, 성민, 연주, 정서, 지온, 진우, 한아 총 10인의 고백이 진심 어린 기록으로 담겼다. 이들은 세움과 오랜 시간 함께하며 수용자 자녀의 인권 옹호와 인식 개선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당사자들이다. 사회의 낙인과 편견 속에 놓인 이들이, 스스로의 언어로 세상과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행사에서는 이경림 대표의 환영 인사와 최윤주 사무국장의 집필 배경 소개에 이어, 카운터테너 장정권의 축하 공연과 10인의 작가 소개가 있었다.
이어진 ‘저자와의 만남’ 북토크에서는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이자 세움연구소 소장인 이지선 교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가 사회를 맡았다.
작가 한아는 “저에게 가장 큰 변화는 과거를 직면한 경험이에요. 그 시절을 생각하면 별로 슬프지 않았고, 그냥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글을 쓰며 그때의 저를 계속 떠올리다 보니, ‘내가 그때 많이 아팠구나’, ‘그래서 그런 행동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 감정을 스스로 너무 억눌러왔다는 걸 깨달았고, 그 감정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 참 소중했어요”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작가 정서는 “이 경험 덕분에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저에게는 세움이 큰 힘이 되었고, 덕분에 꿈을 가질 수 있었어요”라고 고백했다. 현재 아랍어과에 재학 중인 그는 “앞으로는 아랍 지역의 국경지대에서 살아가는 난민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른 수용자 자녀들도 제 글을 읽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글로 적어보는 경험을 해보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사회자인 이지선 교수는 “잊고 싶었던 기억을 다시 꺼내 적는 일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 알기에, 오늘 이 자리에 선 작가들이 참 멋지고 대견하다. 지난 434일 동안 함께 걸어온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 책이 가능했다. 이 여정을 응원해준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세움에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따뜻한 격려를 했다.
이날 내빈 축사에는 많은 인사들이 함께했다.

“10명의 작가들이 이토록 진솔하게 자신을 마주한 글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상처와 감추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용기 내어 꺼내놓는 이들의 모습은 별처럼 빛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후원자로서, 지난 10년간 여러분 그리고 세움과 이 여정을 함께할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경원문화 재단 유중근 이사장).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보배롭고 존귀한 존재’로 지으셨다는 이사야 말씀을 붙들고 살아가길 바랍니다. 세상이 아닌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정체성에 집중하세요. 그 믿음 안에서, 앞으로의 삶이 더 멋진 이야기로 이어지길 축복합니다.”(규장 여진구 대표).
“《기억함의 용기》 원고를 읽으며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진심과 고백이 제 마음을 깊이 울렸습니다. 이 책을 통해 하나님 되심이 드러나고, 더 많은 이들이 하나님의 선하심을 알게 되기를 축하와 함께 축복합니다.”(임은미 목사, 케냐 선교사).
행사 시작 직전, 방송인 송은이 씨도 바쁜 스케줄을 쪼개 잠시 자리에 들렀다.
2019년 세움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꾸준히 응원을 이어온 그는, 작가로 선 청년들을 한 명 한 명 따뜻하게 안아주며 “정말 멋지다”고 토닥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랜 응원의 마음이 전해지는 진심 어린 순간이었다.
행사 말미에는 작가들과 관객이 직접 만나는 저자 사인회가 이어져, 책을 통해 전해진 감동을 나누는 시간이 됐다.

끝으로 이경림 대표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수용자 자녀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시간들이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이 청년들에게도, 또 우리 사회에도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책이 누군가의 편견을 바꾸고, 또 다른 당사자에게는 용기를 건네는 이야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억함의 용기: 나는 수용자 자녀입니다》는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수용자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권리 보호를 위해 설립된 아동복지 전문 기관이다. 다양한 심리·정서 지원 및 교육·생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세움 당사자 자문단=부모의 수감이라는 위기 환경을 세움과 함께 건강하게 극복하고, 당당히 성장한 20대 청년들의 당사자 모임이다. 자문단은 수용자 자녀의 인권옹호와 인식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참여하고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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