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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법, ‘이렇게 죄지은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서야 되겠냐’메시지 보낸 피고인 무죄

2021-05-20 12:29:24

울산지법 전경.(사진=전용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울산지법 전경.(사진=전용모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울산지법 형사8단독 정현수 판사는 2021년 4월 23일 피해자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 처분결과 통지서를 SNS에 올리고 피해자의 직장동료에게 메시지를 보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 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2020고정797).

피고인이 피해자의 직장 동료 E에게 보낸 이 사건 메시지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 또는 유포될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2020년 4월 24일 오후 4시경 울산 동구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고인의 SNS 프로필 사진에 ‘피고인이 검찰청에 피해자 D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 관한법률위반죄 등으로 고소하여 구약식 처분(공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약식명령이라는 재판을 통해 벌금이나 과료 또는 몰수에 처하는 간이한 절차)되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 통지서를 촬영한 파일을 업로드한 뒤 피해자의 지인 E에게 ‘이렇게 죄지은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서야 되겠냐’라고 SNS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동서지간으로 상속재산분할과 관련한 문제 등으로 2019년경부터 갈등 관계에 있었던 사이이고, 피해자와 E는 직장 동료 사이이다. 피고인과 E는 아무런 친분이 없다.

정 판사는 피고인이 E에게 메시지를 보낼 당시 피고인이 프로필 사진에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 통지서 사진 파일이 업로드한 상태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피고인이 E에게 보낸 메시지의 공연성 여부에 대해 살폈다.

피해자는 E가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보험설계사와 G 팀장에게 보여주었다고 진술한 바 있으나, 피해자의 위 진술 외에는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 오히려 E는 이 사건에 대해 관여하고 싶지 않다며 수사기관의 전화를 받지 않고, 이 사건 메시지도 모두 삭제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정현수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비난하기 위하여 E에게 이 사건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인 및 E과 피해자의 관계, E의 이 사건 메시지에 대한 반응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피고인이 E에게 보낸 이 사건 메시지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 또는 유포될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합리적 의심 없이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 사건 메시지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실제 전파되었는지도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메시지가 공연성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공연성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으로서, 특정 소수에 대한 사실적시의 경우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전파될 가능성에 관하여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 나아가 특정의 개인이나 소수인에게 개인적 또는 사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과 같은 행위는 공연하다고 할 수 없고, 다만 특정의 개인 또는 소수인이라고 하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 또는 유포될 개연성이 있는 경우라면 공연하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1982. 3. 23. 선고 81도2491 판결, 대법원 1989. 7. 1. 선고 89도86 판결 등 참조).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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