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기자회견은 같은날 오전에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MBC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규탄하기 위해 유족과 함께 열렸다.
기자회견은 진재연 엔딩크레딧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여는 발언을 맡은 문정은 민주노동당 부대표는 "직장 내 위계서열, 생계가 걸린 문제, 그로 인해 벗어날 수 없는 구조. 이것이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법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라고 하면서 "일해서 먹고 사는데 절벽에 내몰려 불안정하게 살아가는 노동자가 천오백만 명에 달한다. 고용노동부는 이 현실을 그대로 방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노동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규탄 발언을 맡은 윤지영 직장갑질119 대표는 “MBC 뉴스 방송작가 소송에서도 법원은 뉴스 프로그램 방송작가는 MBC가 고용한 직원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방송의 특성상, 프리랜서라고 이름 붙여진 사람들이 절대 프리하게 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방송사에 종속되어 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 오요안나 캐스터의 근무 상황도 다르지 않았는데, 고용노동부가 법리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며 형식적인 요소에 집착해 노동자성을 부정한 고용노동부를 규탄했다.
이어 규탄 발언에 나선 하은성 노무사(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자성연구분과)는 “고용노동부는 '기상캐스터가 한 방송사에 전속되지 않고 여러 군데서 일을 할 수 있는 점'이 근로자 부정의 근거가 된다고 했는데, 대체 어떤 기상캐스터가 여러 방송사에서 기상캐스터 업무를 하고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전속성 법리를 오인한 고용노동부 판단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 특별근로감독 결과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할 노동부가 되레 방송사의 비정규직 노동자 착취와 사용자 책임 회피에 면허를 부여한 셈"이라고 평가하며 "누가 고용노동부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었냐"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다음으로는 유가족 발언이 이어졌다.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듣고 바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연미(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어머니)씨는 "MBC가 시키는대로 일했는데, 노동자가 아니라고 한다. 고용노동부는 MBC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이런 결정을 한 것이냐" 며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꼬집었다.
아울러 "우리 유가족은 이번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 가해자들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MBC가 책임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함께 해달라"라고 당부의 말을 마치고 못내 울음을 터뜨렸다.
마지막으로는 기자회견문 낭독이 있었다. 기자회견문은 김기홍 노무사(노무법인 돌꽃)가 읽었으며, 기자회견 참여자 일동은 "고용노동부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여전히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죽음에 제대로 된 사과도, 책임 인정도 없이 노동 악습을 유지 중인 MBC가 진심으로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펼칠 때까지 계속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기자회견 이후 유가족과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내사보고서 공개를 요구할 예정이다.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와 같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비임금노동자는 2023년 기준 862만 명에 달한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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