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시적 갱신 기간에 실거주를 통보하는 집주인이 등장하면서 마음고생 하는 세입자들이 수두룩하다. 계약이 끝나기 전에 집주인이 실거주를 통보하는 경우와 달리 이미 묵시적 갱신으로 계약이 연장된 상태라면 상황은 간단치 않다.
5일 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임대차3법에는 집주인이 실거주 목적일 때 세입자에게 계약갱신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묵시적 계약갱신이 된 상태라면 법률상 계약 유지에 해당하여 계약이 끝날 때까지는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세입자가 버티더라도 명도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명도소송이란 건물주가 세입자를 상대로 건물을 비워달라고 청구하는 소송을 말한다. 명도소송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명도소송센터의 소송 기간 통계에 따르면 가장 오래 걸린 소송은 21개월, 가장 짧은 기간은 2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명도소송 기간은 4개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묵시적 계약갱신이란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된 것을 말한다.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 연장이나 계약 조건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면 계약이 끝난 때에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된다.
즉 집주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세입자에게 계약해지나 갱신요구권을 거부할 때는 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통보해야 한다는 말이다.
엄 변호사는 “주택 임대차에서 묵시적 갱신이 된 경우 세입자의 존속 기간은 2년이 보장된다”며 “해당 기간에는 2기분 이상 월세 연체나 무단 전대 등 세입자에게 불법적인 사유가 발생했을 때만 내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묵시적 갱신 후 세입자는 재연장 기간 안에 언제든 집주인에게 임대차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으며, 통보한 날로부터 3개월 후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
만약 집주인이 묵시적 갱신 기간에 반드시 실거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방법으로 세입자를 내보내야 안전할까.
엄정숙 변호사는 “임대차 계약해지 사유가 없는 세입자를 내보내려면 충분한 보상 합의가 필요하다”며 “만약 집주인과 세입자가 묵시적 갱신 기간 내 합의 날짜를 확정한다면 법률상 그날로부터 임대차계약은 해지된다”고 귀띔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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