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무관인 황운하 교수부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25년 전 경감 계급으로 일선 경찰서의 형사계장으로 일하며 보람도, 좌절도, 분노할 일도, 슬퍼할 일도 많이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로서의 삶에 뚜렷한 목표지점을 설정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황 부장은 “그것은 경찰청 수사국장이었고, 계급보다는 직책 자체가 목표였다”며 “왜곡된 검찰과의 관계를 바로잡아 수사경찰의 정당한 자긍심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수사경찰을 대표하는 수사국장의 확고한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 생각했던 수사국장의 역할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며 “인사 때마다 거듭된 모욕을 겪으면서도 조직에 남아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황운하 교수부장은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 있는 한 수사국장은커녕 승진자체가 기대난망이니 차라리 정치권에 진출해서 일을 도모하는 게 빠를 것이라는 조언을 들으면서도, 그래도 부당함과 불의에 맞서 싸워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후배들에게는 나 같은 피해가 대물림되지 않는 좀 더 좋은 조직에서 자부심 갖게 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으로, 그리고 마침내는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텨왔다”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황 교수부장은 “그래서 사실상 경찰 자체 판단으로 이루어졌던 이번 인사에 대한 기대가 컸었지만, 더 큰 모욕감만을 안겨줬다”며 “이제 내년 연말 계급정년을 앞두고, 어쩌면 마지막 보직일수도 있는 인사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소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황운하 교수부장은 “첫째는, 어떤 직책이든 수사구조개혁 업무에 힘을 쏟을 수 있는 보직이 주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의 시대정신 중에는 검찰개혁을 빼놓을 수 없다. 검찰개혁은 수사구조개혁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검찰과 정치권과 언론과 조직내부를 상대로 한 경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