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만 8,000명 중 장애인은 487명뿐…“법정 기준도 미달”
20일 이학영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의 상시근로자는 1만 8,686명. 법정 의무고용 인원은 579명이지만, 실제 장애인 근로자는 487명에 불과하다. 무려 92명 부족한 셈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고용률을 살펴보면 2.43%~2.61% 수준에 머물러 단 한 번도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동안 교육·의료·복지 분야에서 ‘가톨릭 정신’을 강조해온 기관이 정작 사회적 약자 고용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사회적 책임? 그게 뭔데?”…가톨릭학원, 복음 정신과 괴리
가톨릭학원은 정순택 이사장이 인사말에서 밝힌 대로 “자유와 사랑의 복음 정신으로 활력 넘치는 그리스도 교육 실현”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 현실은 그 이념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가톨릭학원이 운영 중인 8개 병원과 다수의 교육기관은 ‘치유와 봉사’를 표방하지만, 내부 고용 구조에서는 배제의 그림자가 짙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한다면서, 정작 함께 일할 장애인에겐 문을 닫은 셈”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학영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체 민간기업의 평균 장애인 고용률은 3.03%, 그러나 상시근로자 1,000인 이상 대기업군은 2.97%에 그쳤다.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역시 이 통계에 포함되어 있다. 반면 100인 이상 999인 이하 중소·중견기업은 3.39%~3.47%로 법정 기준을 훌쩍 넘겼다. “규모가 클수록 오히려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다”는 역전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정 고용률을 지키지 못한 기관은 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장애인 단체들은 “돈으로 법을 면하는 건 진짜 책임이 아니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학영 의원은 “장애인 의무고용은 우리 사회가 기업에 기대하는 최소한의 책임”이라며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처럼 규모가 큰 기관일수록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과 대형 교육기관이 부담금으로 의무를 대체하는 관행은 이제 멈춰야 한다”며 “진정한 복음 정신은 약자를 품는 데서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