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IF=15.7)’ 온라인에 8월 21일 게재됐다.
세포는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고, 더 이상 쓰이지 않는 단백질은 제거하면서 생명 활동을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작은 단백질인 유비퀴틴이 제거 표식 역할을 하고, E3 유비퀴틴 리가아제가 어떤 단백질에 이 표식을 붙일지 결정한다. 연구팀은 이 중 하나인 PRT1 효소가 식물의 빅브라더 단백질을 인식해 분해를 유도하는 원리를 밝혔다. E3 유비퀴틴 리가아제란 제거할 단백질에 유비퀴틴을 붙여 분해를 유도하는 효소다.
연구팀은 정밀 분석을 통해 PRT1의 ZZ-도메인 구조를 발견하고, 빅브라더 단백질과 결합하는 원리를 찾아냈다. 이어 단백질 전체 구조를 X-선 소각산란법으로 분석한 결과, 인공지능(AI) 기반 예측과 실제 구조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으며, 특히 두 개의 RING-도메인이 한 분자 안에서 짝을 이루며 효소 활성이 달라지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이는 식물 기관의 크기를 조절하는 단백질 분해 원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ZZ-도메인이란 두 개의 아연 원자가 결합해 지그재그 모양을 이루는 단백질 구조 영역이다. X-선 소각산란법이란 단백질에 X선을 쏘아 나오는 산란 패턴을 분석해, 용액 속에서 단백질의 전체 구조와 형태를 확인하는 기법을 뜻한다. RING-도메인은 E3 유비퀴틴 리가아제 내 구조 영역으로, 유비퀴틴을 전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아울러 연구팀은 오스트리아 연구진과 국제공동연구로 UBR4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해, 식물과 인간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질 단백질을 인식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이 추가 연구 성과는 국제적 전문학술지 ‘Science(IF=45.8)’ 온라인에 8월 28일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식물의 UBR4는 자체적으로 ZZ-도메인을 활용해 불필요한 단백질을 인식하고 분해 과정으로 넘기지만, 인간의 UBR4는 ZZ-도메인이 없어 보조 단백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밝혔다. 이를 통해, 같은 단백질이라도 종에 따라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다르게 진화했음을 보여줬다. UBR4란 단백질 분해 조절 역할을 하는 거대 단백질 복합체다.
송현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백질이 어떻게 선택적으로 인식되는 방식과 RING 도메인이 서로 짝을 이루며 활성화되는 과정을 규명한 것”이라며, “생명현상의 근본 원리를 밝힘과 동시에 분해생물학 연구의 새로운 토대를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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