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의료·제약

여름철 조용한 위협 ‘온열질환’...미리 알고 예방하자

2025-07-11 18:08:28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윤정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윤정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로이슈 전여송 기자]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빠르게 찾아와 온열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통상적으로 체온이 38°C 이상, 체감온도가 31°C 이상일 때 폭염 주의 단계에 접어든다. 무더위 속에서 야외 활동을 하거나 충분한 수분 섭취 없이 일에 집중하면, 어느 순간 우리 몸은 위험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두통, 어지럼증, 피로감은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고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

온열질환은 몸을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어 몸이 스스로 열을 식힐 수 없을 때 발생한다. 가장 심각한 형태인 열사병의 경우 중심 체온이 40°C를 넘어간다. 항상성 열조절체계가 무너지고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긴다. 심한 경우 다장기 부전으로 이어진다. 열사병은 절반 이상의 사망률을 보이는 초응급 질환인 만큼 빠른 인지와 초기 대응이 생명을 좌우한다.

이 외에도 과도한 땀으로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탈수 증상이 생기는 ‘열탈진’과 더위 속에서 종아리나 복부에 근육 경련이 오는 ‘열경련’이 있다. ‘열실신’은 열기로 인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혈관 운동에 이상이 생기면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것을 일컫는다.

국내 자료를 살펴보면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실외 작업장이 가장 많다. 무더운 환경에서 일하는 산업 근로자뿐 아니라 노약자, 만성질환자(심뇌혈관, 당뇨, 신장질환 등), 고강도 운동을 하는 사람도 온열질환에 취약하다.

◆ 폭염 속 온열질환 예방하기

폭염 특보가 발효되면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냉방이 가능한 실내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해가 뜨거운 한낮(11~16시)에는 가능한 한 야외 활동을 피한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주기적으로 물을 마셔준다. 야외 활동이 꼭 필요한 경우라면 틈틈이 시원한 곳에서 열을 식혀야 한다. 땀의 증발을 돕고 열 흡수를 줄일 수 있는 헐렁하고 밝은 옷을 착용하는 게 좋다. 어지럽거나 메스꺼움, 탈진 증세를 느끼면 가까운 사람에게 빠르게 알려야 한다. 또한 밀폐된 차량에 어린이나 노인을 절대로 혼자 둬서는 안 된다.

◆ 폭염 속 응급 상황 이렇게 대처하자

폭염 속 갑작스러운 어지러움이나 두통, 피로감은 단순히 더위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관련 증상이 생기면 즉시 냉방이 가능한 곳으로 이동한다.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환자가 발생했다면 그늘이나 에어컨이 있는 실내로 환자를 옮겨야 한다. 가능하면 환자 옷을 벗겨 체온을 낮춰주는 것이 좋다. 찬물을 뿌리고 바람을 쏘여 물이 증발하면 체온이 낮아진다.

얼음 등이 있다면 겨드랑이, 사타구니, 목 등에 대어줄 수 있으나, 단독으로는 효과가 충분하지 않아 보조적으로 실시한다. 환자의 의식을 확인한 후 의식이 있으면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한다. 다만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물이 기도로 넘어가 흡인이 될 수 있으므로 물을 마시게 하면 안 된다. 상태가 위급한 경우 119에 신고하고 체온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구급차를 기다리면서 가능한 한 빠르게 체온을 39℃ 이하로 떨어뜨리도록 한다. 신속한 냉각이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한편 열사병의 경우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열사병 환자의 사망률은 50~60%로 보고된다. 적절한 응급 처치가 시행되지 못하고 더위에 계속하여 노출되면 초기 체액량 부족에 대한 보상 기전이 무너진다. 혈압이 감소하고 전신 염증반응이 악화된다. 중추 신경계를 비롯한 신장, 심장, 간 등 다기관 부전을 유발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최근 미국 응급의학계에서 전신 냉수침수법(cold-water immersion)이 가장 효과적인 열사병 치료법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실제로 환자를 방수 가방에 넣고 얼음물과 수돗물을 혼합한 아이스 슬러리 속에 담그면, 분당 0.3℃ 이상의 빠른 체온 감소가 가능하며 생존율이 크게 향상된다고 한다. 아직 국내 응급의료체계에 도입된 장비는 아니다. 하지만 향후 여건이 된다면 온열질환자를 발견했을 때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냉수에 몸을 담그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은 이제 매년 반복되는 문제가 됐다. 하지만 올바른 지식을 갖고 실천할 수 있다면 온열질환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올여름뿐 아니라 앞으로도 반복되고 더 강력해질 폭염 속에서 건강하게 지낼 방법을 숙지해 놓자.

여름철 조용한 위협 ‘온열질환’...미리 알고 예방하자이미지 확대보기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