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행동은 지난 2차 공판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헌법을 위배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공판에 앞서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1시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대한민국 국책사업의 근간을 뒤흔들고 국민 혈세를 낭비하며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강력히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멸종반란 회음 활동가의 사회로 각 단체 발언과 녹색당 이상현 공동대표, 기후위기기독인연대 문형옥 공동대표의 기자회견문 낭독순으로 진행됐다.
시민행동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국가 균형 발전과 부산 엑스포 유치를 명분으로 졸속 제정되었으나, 엑스포 유치 실패로 그 명분을 상실했다. 또한 예비타당성 면제 등 절차를 무시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강행되어 사업비 폭증, 불투명한 수의계약, 환경 파괴 우려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덕도는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낙동강하구와 나란히 존재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철새이동경로를 끼고 있습니다. 조류충돌 위험이 극도로 높은 곳이다. 공항이 들어선다면 사람도 새도 결코 안전할 수 없을 것이며 사고와 재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덕도는 난온대 제일의 100년 숲, 국수봉을 비롯한 자생동백군락지, 멸종위기종 상괭이가 서식하는 해양생태도1등급의 바다가 있는 부산의 보물섬이다. 그리고 이곳에 기대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의 보금자리이다. 공항이 지어지면 이 모든 생명과 삶터와 역사가 파괴된다는 얘기다.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순서로 발언에 나선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이헌석 집행위원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용인한 건설사 컨소시엄 특혜와 수의계약의 문제를 짚었다.
이 집행위원은 “작년 10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에 참여하기로 했다. 무려 4차례나 유찰이 이뤄지고 난 다음의 일이다. 사업비가 무려 10조 5300억 원이다. 가덕도 신공항 사업의 유찰은 처음부터 예견됐다.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가 무산되었지만, 2029년까지 완공해야 하는 조건이 있고, 산을 깎고 바다를 메우는 거대 토목사업으로 공사의 난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굴지의 업체들마저 주저하는 이런 거대한 사업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는 데는 또 하나의 꼼수가 있다”고 했다.
이어 “2023년 정부는 시공 능력 평가액 상위 10위권 업체 간 공동도급을 허용했다. 이전까지 상위 10대 사가 공동으로 사업을 수주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이는 경쟁을 제한하고 특혜 시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법규를 바꾸어 이를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사업 수의계약에 참가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상위 10개 업체가 3곳이나 포함되어 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이뤄지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고 정부는 홍보했지만, 부산, 경남 업체는 전체 지분의 11%만 차지했다. 애초 상위 10위권 공동도급 가능 조항은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위한 것이었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는 무관한 국내 대규모 건설·토목업체를 위한 작업이다”고 주장했다.
불교환경연대 한주영 사무총장은 생태적 가치가 높은 가덕도를 훼손하는 국토부의 작태에 대한 강한 비판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과 연결해 이야기했다.
한 사무총장은 “가덕도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와 이어지는 철새들의 이동로이자 멸종위기 상괭이가 서식하는 해양생태도 1등급 바다가 있으며 국수봉을 비롯한 생태보존가치가 높은 숲이 있는 개발보다는 보존의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그러므로 환경부에서 환경영향평가만 공정하게 한다면 결코 개발이 승인될 수 없는 곳이다. 그러니 부산시와 국토부는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될 때까지 아무것도 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벌써 국수봉이 훼손된 사건이 일어났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지 적합도 꼴지였던 가덕도에 갑자기 신공항 사업이 전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선거를 앞두고 국회가 졸속으로 밀어붙인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기인한다. 하지만 이 법 자체가 공정과 정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어기고 정치적 야합으로 만들어낸 위헌적인 법이다”고 덧붙였다.
경남 기후위기비상행동 정진영 사무국장은 동북아물류플랫폼 사업과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이 우리에게서 무엇을 앗아가는지를 지적했다.
정 사무국장은 “김해시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과 연계해 동북아 물류플랫폼 조성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동북아물류플랫폼 사업은 가덕신공항, 부산·진해신항 건설과 광역철도망의 트라이포트 구축에 따른 국내외 물동량을 처리하는 부울경 초광역 물류사업으로, 사업 신청 대상지는 김해에서 유일하게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논 480만평이다. 이 사업이 실시되면 김해평야라는 말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해는 기후위기 속 경남에서도 극단적인 폭염과 폭우, 미세먼지에 심각하게 노출된 지자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김해시민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행정은 건설사업으로 치적을 쌓는 관성을 버리지 않겠다는 말이다. 다행히 2월 25일 국토교통부가 개발제한구역해제총량 예외사업인 지역전략사업에서 동북아물류플랫폼 사업지를 제외했지만 김해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동북아물류플랫폼 관련 특별법 제정 공포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과 경남도, 부산시와 거버넌스 구축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하겠다고 한다. 이처럼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부산뿐만 아니라 인접하고 있는 지역까지도 지역민들을 기후위기시대 생존의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고 호소했다.

기후정의동맹 김해미 집행위원은 무안공항-제주항공 참사를 돌아보며, 가덕도신공항 역시 조류 충돌의 위협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지금 계획된 전국의 신공항 사업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안고 있음을 지적하며, 공존을 위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했다.
김 집행위원은 “작년 12월 29일, 수많은 이들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참사가 있었다. 참사의 사고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착륙 과정에서 겨울철 대표 철새인 가창오리 무리와 충돌한 것, 즉 ‘버드 스트라이크’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계속해서 지목되고 있다. 참사 10일 전, 무안국제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서는 버드 스트라이크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은 참석 대상이었음에도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공항부지 인근에 철새도래지가 6곳이나 있음에도 땅과 하늘에 길을 ‘무리’하게 내고, 생명과 안전에 신경을 기울이기보다 더 많은 돈벌이를 위해 ‘무리’해서 운항을 한 결과가 이렇게 철새와 인간이 함께 겪는 재난으로 다가온 게 바로 제주항공 참사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가덕도신공항은 어떨까요. 가덕도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가덕도신공항 예정지에서 아까 말한 가창오리, 원앙, 큰기러기, 까치와 중대백로 등이 충돌 위험이 있는 걸로 분류했다. 마찬가지로 생태계 보존도, 생명이 안전한 공항 운영도 기대되지 않는 사업인 것이다. 그러나 부산시와 국토부는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인 중 한 사람인 녹색법률센터의 박소영 변호사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라는 처분적 법률에 대한 헌법적 모순을 핵심적으로 진단했다.
박 변호사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동남권신공항 입지를 가덕도로 결정한 처분적 법률이다. 이는 행정부의 고유 권한인 입지선정 권한을 국회가 침해한 것으로, 권력분립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다. 대규모 예산 투입이 이뤄지는 사회간접자본 사업임에도 신속성만을 이유로 기존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입지적합성 검토 없이 국회가 특별법을 통해 사업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의회입법권의 남용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래 유사한 형태의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책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선례를 남기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법률이다. 예산편성권 또한 정부에게 있음에도 가덕도신공항의 규모와 사업비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법을 통해 사업진행을 위한 절차를 강행한 것은 국회에 의한 정부 예산편성권의 침해이다. 이렇듯 정상적인 공항 신설 절차 과정을 무시하며 국책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일삼는 것이 바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다”고 강조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