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무부·검찰

전자감독 대상자 "전자발찌 덕분에 불효자 면했습니다"

적극행정으로 전자감독 대상자에게 새 삶 부여

2022-04-19 10:41:42

A씨의 전자감독을 담당했던 정경섭 계장.(사진제공=논산보호관찰소)이미지 확대보기
A씨의 전자감독을 담당했던 정경섭 계장.(사진제공=논산보호관찰소)
[로이슈 전용모 기자] “전자발찌요? 남들은 뭐라 할지 모르지만, 저한텐 너무 감사한 일이었죠. 전자발찌 없었으면 교도소에 1년이나 더 있었을 텐데, 덕분에 일찍 출소하게 됐으니까요. 나쁜 생각이 들 때면 발목에 찼던 전자발찌를 생각하겠습니다.”

논산보호관찰소(소장 임춘덕)는 4월 19일 장기간 교도소 수용 탓에 사회관계가 모두 단절되는 등 지지체계가 전무했던 전자감독 대상자가 보호관찰관의 헌신적인 지도로 새 삶을 살게 됐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전자감독 대상자 A씨가 칭찬해 달라는 사람은 바로 논산보호관찰소 정경섭 계장이다.

2009년 3월 보호직 공무원으로 임용된 정경섭 계장은 평소 솔선하는 자세로 직원으로부터 신망이 두텁고, 적극 행정으로 전자감독 대상자가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헌신했다는 평이다. 그 사연속으로 들어가 보자.

전자감독 대상자 A 씨(60대)는 2017년 6월 사기죄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교도소에서 3년여 수용 생활 끝에 2021년 1월 전자장치 부착을 조건으로 가석방됐다.

출소 후 A씨를 기다리는 건 고령의 노모뿐이었다. A씨의 교도소 수용으로 충격을 이기지 못했던 부는 A씨가 수용된 지 2년 만에 사망했고, 처의 이혼 요구로 가족관계도 와해됐다. 자녀들도 뿔뿔이 흩어진 상태였다.

A씨는 전자장치를 부착한 채 가석방되어 고령의 노모를 혼자 모시면서 장기간 구직에 어려움을 겪자 “힘들다”, “죽고 싶다”라며 자포자기 태도와 전자장치에 대한 거부감을 직접 표출하는 등 격심한 심리적 과도기에 직면했다.

“교도소 안에서 이발 자격증을 땄어요. 그런데 막상 나오고 보니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더라고요. 막막한 심정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마음 잡기가 어려웠어요. 아는 사람도 없고 잘못된 생각을 해도 ‘야, 그러지 마’라고 충고해 주는 사람 하나 없었고요. 처음 출소했던 마음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헛된 망상이 자꾸 생기더라고요.”

보호관찰관은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자포자기식 태도를 보이는 A씨가 과도기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잘하고 있다.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하자”라며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당신이 잘못되면 어머니는 누가 모시나?”라며 노모를 매개로 심리적 안정을 꾀하기도 했다.

“전자발찌, 남들은 거짓말이라고 할 줄 모르지만 저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막막한 심정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마음 잡기 어려웠는데, 그때 담당 보호관찰관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을 겁니다. 세상이 모두 외면할 때 유일하게 담당 보호관찰관만이 저를 범죄자가 아닌 한 인간으로 대해줬어요.”

담당 보호관찰관은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백미(안심정사 논산 본찰)와 김장김치(한국나눔연맹) 등을 꾸준히 지원하면서 빈곤이 재범의 유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했다.

“조금만 어려움에 부딪혀도 ‘쉬운 길이 있는데 이렇게 살아야 하나?’ 잘못된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그럴 때면 담당 보호관찰관은 자주 찾아와 안부도 묻고, ‘잘하고 있다’라며 지지와 격려도 아끼지 않았고요. 그러다 보니 ‘나도 뭔가 할 수 있겠구나’ 자신감도 되찾았고요.”

보호관찰관은 1년 2개월간 지지와 격려를 통한 「심리적 안정 유도」, 경제적 어려움이 재범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역 독지가 도움으로 시의적절한 「경제 구호」, ‘할 수 있다’라는 「자립 의지 고취」, 3개월 직업훈련 과정을 거쳐 「요양보호사 자격증」취득 등 어려운 시기를 무사히 넘기고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지원했다.

“교도소란 곳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낳아주고 길러주신 어머니의 고마움을 마음으로 느꼈다고나 할까요? 교도소 안에서 지낼 때 연로하신 노모가 계속 눈에 밟혔거든요. 전자발찌 덕분에 일찍 가석방되어 연로하신 노모를 돌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동안 못다 한 효도도 할 수 있게 되었고요. 노모는 발목에 있는 전자발찌를 보고 딴 길로 빠질까 봐 늘 노심초사하셨지만요.”

『전자장치 부착명령 기간동안 성실히 부착명령을 이행했고 생활태도 및 재범위험성 평가 결과 향후 재범의 우려가 없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예상되어 부착명령 임시해제를 결정한다.』

교도소 출소 초기에는 자포자기 심정에 빠져, 전자장치 훼손 위험까지 있던 A씨는 보호관찰관의 진심 어린 지도와 마음에 감동하여 재범의 유혹을 끊고 성실하게 준법 생활을 한 덕택에 2022년 2월 보호관찰 심사위원회에서 임시해제 결정을 받았다.

“어떤 이들은 전자발찌가 싫다고 훼손하고 도망도 갔다는데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한 번뿐인 인생이잖아요. 어렵게 출소했으니 예전과는 달라진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소중한 기회를 왜 아무 생각 없이 날려버리는 건지 모르겠어요. 정말~”

2022년 4월 전자감독 대상자 A씨가 기간 만료를 앞두고 “소장님과의 면담을 요청합니다.”라며 소장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이 자리에서 “담당 보호관찰관이 정말 많이 도와주었다. 칭찬해 달라”라며 사연을 알리면서 소 내에 알려지게 됐다.

“정말 많이 반성했고요. 전자발찌 기간 여러 사람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앞으로 절대 그분들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을 겁니다. 옛날로 돌아가면 저는 정말 사람도 아니에요.”

전자감독 기간이 끝난 A씨는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후 노모와의 생활이 비교적 안정됐고,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정규직 취업 등 인생 2막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