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고유예란 범정(犯情)이 경미한 범인에 대하여 일정한 기간 형(刑)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사고 없이 지내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 선고유예를 받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면소(免訴)된 것으로 본다. 곧 유죄판결의 선고가 없었던 것과 똑같은 효력이 있다.
피고인은 2021년 4월 7일, 4월 9일 두차례 피고인 거주지 안방에서 휴대전화 녹음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킨 후 탁상 달력 뒤에 놓아두거나 USB형태의 녹음기를 같은 곳에 놓아두는 방법으로 배우자인 피해자 D가 다른 사람과 통화하는 내용을 녹음해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2021년 1월경 갑자기 ‘자녀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겠다.’고 하면서 피고인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주말마다 행선지를 알려주지 않은 채 외박을 했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혼을 요구하는 이유를 알아보고 가정을 지키려는 의도에서 피해자의 통화내용을 녹음했고, 앞서 녹음을 들은 피해자의 어머니(장모)가 추가적인 녹음을 권유해 다시 피해자의 통화내용을 녹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인 점, 범행 동기 및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해자는 2021년 5월 9일 가족들과 함께 살던 아파트를나가 현재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고 피고인 혼자서 어린자녀들을 돌보고 있는 점, 피해자의 어머니와 동생이 피해자의 일탈행위에 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 대한 형을 선고하지 않더라도 피고인은 다시 범행을 저지르지 않으리라고 충분히 기대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은 형법 제59조 제1항이 규정한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를 충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