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헌법재판소

직장 상사 멱살 잡은 공무원 ‘불문경고’에 “억울하다” 소송

2016-11-02 13:49:42

[로이슈 김주현 기자] 직장 상사와 드잡이한 자치단체 공무원이 '불문경고'를 받자 억울하다며 행정 소송을 냈지만 결국 패소했다.

상사와 부하가 서로의 멱살을 잡아 흔든 것도 모자라 형사 재판은 물론 징계 처분에 불복해 행정 소송까지 간 이 사건.

해당 공직사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강원도 내 모 지자체 공무원은 A(43) 씨는 2014년 8월 4일 오후 2시께 '민방위 경보 시설 점검이 미흡하다'는 상급기관의 공문을 받았다.

이 공문을 확인한 상급자인 B(53) 씨는 전화상으로 담당자인 A 씨를 질책했다.

당시 B 씨는 "왜 자꾸 지적 사항이 내려오게 하느냐. 당신이 오기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며 몰아세웠다.

이에 A 씨는 "내가 동사무소 직원에게 교육해도 담당자들이 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라고 맞받아쳤다.

B 씨는 A씨가 '대들었다'는 이유로 A씨가 근무하는 사무실로 뛰어 내려와 양손으로 A 씨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이에 질세라 A 씨도 양손으로 상사인 B 씨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등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일로 부하인 A 씨는 폭행죄, 상사인 B 씨는 상해죄 등 혐의로 각각 벌금 50만 원과 1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소속 자치단체는 지난해 10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A 씨와 B 씨 모두 '불문경고' 처분했다.

형사 재판에서는 상사인 B 씨가 자신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받았지만, 징계는 같은 수위의 처분을 받자 A 씨는 반발했다.

A 씨는 "상사인 B씨가 목을 조르는 것에서 벗어나려고 (B 씨를) 밀치는 등 방어행위 또는 정당방위를 했을 뿐인데 억울하다"며 "평소에도 B 씨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처분에 불복, 소청 심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춘천지법 제1행정부(노진영 부장판사)는 A 씨가 소속 자치단체장을 상대로 낸 '불문경고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멱살을 잡혔을 때 통상적인 방어행위는 자신을 붙잡은 손을 떼어내는 정도이지 상대방을 밀치는 것은 공격 행위로 평가돼 정당방위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A 씨의 행위는 품위 유지 의무에 반하는 행위인 만큼 재량권을 남용한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약식 명령에 불복해 신청한 정식재판에서도 역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자, 상급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김주현 기자 law2@lawissue.co.kr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