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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명인권상, 삼성과 싸운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천주교인권위원회 이돈명 변호사 5주기 추모

2016-01-04 21:08:36

[로이슈=신종철 기자] 한국사회의 인권변호사 1세대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분투하며 활동했던 고(故) 이돈명 변호사의 5주기를 맞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오는 7일(목) 오후 6시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추모미사를 시작으로 이돈명 변호사 5주기 추모행사를 공동주최한다.

특히 천주교인권위원회 이돈명인권상 시상위원회는 5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이돈명인권상 수상자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진=반올림카페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반올림카페


민변과 천주교인권위는 “이돈명 변호사는 인권의 암흑시대에 3ㆍ1 민주구국선언 사건, 리영희ㆍ백낙청 교수의 반공법 위반 사건, 동일방직ㆍ원풍모방 시위 사건, 와이에이치(YH) 노조 신민당사 농성 사건 등의 변호를 하며 스스로 옥고를 치르기도 하면서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밝혔다.

또 “민변의 전신인 정법회(정의실현법조인회) 고문, 조선대학교 총장, 상지대학교 이사장을 역임하며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애섰으며,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천주교인권위원회 창립 이사장을 역임하며 천주교 사회운동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2011년 1월 11일에 선종한 이돈명 변호사를 추모하며 인권의 가치에 대한 고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천주교인권위원회 이돈명인권상’을 제정했다.
첫 번째 이돈명 인권상은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가 수상했고, 두 번째는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세 번째 수상자는 ‘장애등급제ㆍ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그리고 작년 네 번째는 ‘무지개 농성단’이 수상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이돈명인권상 시상위원회는 5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이돈명인권상 수상자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을 선정했다.

천주교인권위는 “반올림의 활동이 없었다면 연기 없는 공장, 세계 초일류의 반도체라인, 깨끗하고 안전한 최첨단 전자산업으로 알려진 반도체 산업의 이면과 진실을 우리사회는 오랫동안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반올림 활동을 계기로 반도체 공장은 화학약품과 유독물이 넘쳐나는 곳임이 알려졌고, 그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권 문제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23살의 딸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세상과 홀로 마주했던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의 호소에 수원의 지역 언론과 인권단체 활동가들, 노동안전단체 활동가들이 응답하면서 반올림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또 “2007년 11월 20일 삼성반도체 기흥 사업장 앞에서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 규명과 노동 기본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발족하고, 삼성 공장 인근을 누비며 피해자와 제보자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자 황유미씨처럼 삼성에서 일하다가 병에 걸렸다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천주교인권위는 “반올림은 삼성이라는 거대자본의 눈치만 보는 근로복지공단과 싸워 피해자들의 산재를 인정받는 일, 투쟁과 소송을 통해 삼성 같은 재벌 기업들의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는 일 뿐만 아니라, 산재법을 개정하고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일에도 나서서 활동해 왔다”고 높이 평가했다.
반올림의 이런 활동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사람냄새>와 <먼지 없는 방>이라는 만화책이 삼성반도체 피해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반도체소녀>라는 연극도 성황리에 무대에 올랐고, 다큐멘터리 <탐욕의 제국>과 극영화 <또하나의 약속>을 통해서도 반도체 산업의 노동문제가 세상에 알려졌다.

반올림의 활동을 근간으로 반도체산업의 노동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2014년 5월 삼성은 처음으로 삼성의 직업병 문제에 대해 7년 만에 처음으로 사과했다

또한 2014년 7월 21일에는 고 황유미씨가 산재인정 판결을 처음으로 받았다. 직업병 인정범위의 확대 및 인정기준 개선에도 반올림의 역할은 컸다. 이는 피해자들과 반올림의 싸움, 그리고 사회적 관심이 만들어낸 성과다.

천주교인권위는 “하지만 여전히 삼성 직업병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삼성이 지난해 대대적인 사과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조정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보상위원회를 꾸려서 피해자 개별 보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올림은 삼성의 이중적인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 벌써 90일 가까이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천주교인권위는 “반올림은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건강권을 사회적으로 인식시키는데 큰 영향을 줬다. 노동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노동권과 건강권의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는 곳이 반도체/전자산업 노동현장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그들의 인권을 세상에 드러나게 했다”며 “지금이라도 부족한 법과 제도를 보완하고 직업병에 걸린 노동자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이를 위해 싸워온 반올림이 ‘법이 따뜻한 한 그릇의 밥일 수 있다’는 고(故) 이돈명 변호사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이돈명인권상을 반올림에 드리며, 인권보다 자본의 이익을 우선시 해온 일부 기업들과, 그와 같은 기업들에 대해 적합한 제지를 하지 않았던 우리 사회에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천주교인권위는 “가족의 죽음이라는 크나 큰 비극을 안고, 그에 대한 진실을 찾고 또 다른 죽음을 막기 위해 지난한 싸움을 이어온 직업병 희생자의 가족들, 그리고 반올림으로 활동해온 모든 분들께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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