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남성이, 목격자의 위증과 피해 차량 운전자에게 차량 수리비를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들통 나면서 대법원이 유죄 취지의 판결을 내려 처벌을 받게 됐다.
음주운전의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상 음주운전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면 유죄로 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법원에 따르면 50대 A씨는 지난 2013년 8월 새벽 2시 35분경 경기 김포시 북변동 S식당 앞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42%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무쏘 차량을 약 5m 가량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A씨는 수사기관부터 법정까지 “당시 연인이 운영하던 S식당 앞에 그랜져 승용차가 무단 주차돼 있었고 이에 항의하기 위해 자신의 무쏘 승용차로 그랜져 승용차를 가로막아 놓았으며 이후 식당에서 연인과 함께 술을 마셨을 뿐이므로, 당시 음주운전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목격자인 택시기사 K씨는 경찰에서 “택시를 운전하고 가던 중 사고 현장에서 무쏘 차량과 그랜져 차량이 거의 닿아 있어 사고가 난 것으로 알았고, 당시 A씨가 내리는 것을 보고 택시에서 내려 A씨를 붙잡고 B씨(그랜저 주인)에게 전화해 사고가 났다고 알려 줬으며, B씨가 도착한 후 현장을 떠났다”라고 진술했다.
그런데 K씨는 이후 법정에서는 “당시 무쏘 승용차가 그랜져 승용차와 근접해 있었으나 붙어 있지는 않았고, A씨가 무쏘 승용차에서 내리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 이니라, 운전석 쪽에 서 있는 장면만을 목격했다”고 진술을 바꿨다.
1심인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2014년 6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K씨의 법정에서의 진술이 더 자세한데,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음주상태에서 무쏘 승용차를 운전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검사가 항소했으나, 항소심도 2014년 11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K씨는 피고인이 차에서 내리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 아니라 운전석 쪽에 서 있는 것만 봤다고 진술했으나, 그 후 위증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위증죄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며 “원심 증인 K씨의 법정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택시기사가 위증으로 처벌을 받은 것과 특히 A씨가 그랜져 차량 소유자에게 차량 수리비 명목으로 50만원을 건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