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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수 부산지검장, 24년 검사생활 마무리 검찰 떠나

“검찰권도 남용하지 말고 국민의 뜻에 맞게 신중하게 행사해야”

2015-02-10 12:04:47

[로이슈 부산경남취재본부=전용모 기자] 백종수(55ㆍ사시 27회ㆍ연수원 17기) 부산지검장이 10일 오전 퇴임식을 하고 24년간 몸담았던 검찰생활을 마감했다.

백 검사장은 퇴임사에서 지난 24년간을 회고하면서 “자책과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자긍심과 함께 끈끈한 동료애에 감동받기도 해 검찰의 일원이 된 것을 하늘이 준 행운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또 중국 남북조 시대의 고사인 백만매택 천만매린(百萬買宅 千萬買隣)이란 글을 소개하면서 이웃은 천금보다 값진 존재임을 강조하고 검사생활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또한 이 두려워할 외자(畏字)덕분이라고 했다.

▲24년간의검찰생활을끝내고떠나는백종수부산지검장.(사진제공=부산지검)
▲24년간의검찰생활을끝내고떠나는백종수부산지검장.(사진제공=부산지검)
백 검사장은 “봉생마중 불부이직(逢生麻中 不扶而直)이란 한자성어처럼 청렴한 환경 조성에는 물론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상급자의 솔선수범이 선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 물건이 아니라 남에게 빌려 사용하는 물건이라면 조심해서 사용하듯이 검찰권도 남용하지 말고 국민의 뜻에 맞게 신중하게 행사해야 함을 다시한번 유념해 주기 바라며, 청렴한 검찰이 되기 위해서 내부비리를 없애는데 더욱 진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花香百里 酒香千里 人香萬里)라는 말과 같이 사람의 인연은 오래가고 중요하다는 뜻으로 여러분과의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겠다”며 아쉬움을 뒤로했다.

백종수 검사장은 1960년 인천출신으로 인천 부평고와 고려대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27회)에 합격해 육군법무관을 거쳐 1991년 전주지검 검사를 시작했다.

이후 대전지검 서산지청검사, 서울지검북부지청 검사, 대구지검 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부산지검 부부장검사, 전주지검 남원지청장, 법무연수원 기획부 교수, 서울지검북부지청 부부장검사, 법무연수원 기획과장, 대검 감찰2과장, 광주지검 형사2부장, 서부지검 형사1부장,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서울고검 검사, 대구지검 1차장검사, 광주고검 차장검사, 대검형사부장ㆍ공송부장 직대, 제주지검장, 서울북부지검장, 부산지검장을 끝으로 24년간의 검사생활을 마무리하고 검찰조직을 떠나게 됐다.

백 검사장은 2012년 4월 대검 형사부장 당시 불법사금융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아 악덕 고리사채업자를 무더기 검거한 바 있다.

다음은 백종수 부산지검장의 퇴임사 전문이다.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행하는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검찰에서는 모두 마지막이라고 생각되니 정말 퇴임을 하는구나 하는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난 24년을 돌이켜보면 기대와 설레임으로 시작된 검사생활 속에서 능력부족과 부덕함을 자책하기도 하고, 불미스런 일들로 검찰의 신뢰가 추락할 때는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검찰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기도 했고, 업무를 함께 처리할 때는 끈끈한 동료애에 감동받기도 하면서 검찰의 일원이 된 것을 하늘이 준 행운(天幸)으로 여겼습니다.

“백만매택 천만매린 (百萬買宅 千萬買隣)”이란 글이 있습니다.

중국 남북조 시대에 송계아라는 고위 관리가 정년퇴직을 앞두고 노후를 보낼 집을 천백만금 주고 구입하였는데, 그중 百萬金은 집값이고, 그보다 훨씬 많은 千萬金은 좋은 이웃과 같이 살게 된 프리미엄으로 지급했다는 것입니다.

가옥모양이나 집터보다 그에겐 좋은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게 더 중요하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한 검찰생활은 참으로 행복하였습니다.

벼슬살이의 요체는 두려워할 외자(畏字) 하나에 있으니, 도리를, 법을, 백성을, 상관을 두려워하라는 성현의 가르침에 조금이라도 따르고자 나름대로 노력하였습니다.

물론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개인적인 흠을 남기지 않고, 조직에도 누를 끼치지 않고 검사생활을 마칠 수 있었던 것 또한 이 두려워할 외자(畏字) 덕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취임사는 꿈으로 말하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말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퇴임사는 짧을수록 좋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몇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검찰은 요즘 국민에 대한 배려와 경청을 강조하면서 이를 실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배려가 국민의 의향은 등한시한 채 우리의 시각에 맞춰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청이 국민과 거리를 둔 채 우리의 입장에서 들어주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의 깊은 마음을 헤아려서 배려하고, 국민의 편에 서서 경청할 때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고 국민의 마음을 얻어 진정한 국민의 검찰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검찰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입니다. 다시말해 우리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입니다.

우리가 잠시 사용하였다가 다시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물건이 아니라 남에게 빌려 사용하는 물건이라면 조심해서 사용하듯이 검찰권도 남용하지 말고 국민의 뜻에 맞게 신중하게 행사하여야 함을 다시한번 유념해 주기 바랍니다.

청렴한 검찰이 되기 위해서 내부비리를 없애는데 더욱 진력해야 할 것입니다.

사정의 중추기관인 검찰 내부에서 비리가 발생하면 당사자 명예는 물론이고 조직의 권위와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게 됩니다.

봉생마중 불부이직(逢生麻中 不扶而直)이란 한자성어가 있습니다

아무렇게나 퍼져 자라는 쑥도 곧은 삼 가운데에서 자라면 저절로 곧아진다는 뜻으로,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 말입니다.

청렴한 환경 조성에는 물론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상급자의 솔선수범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상급자부터 올바르게 처신하고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그 기풍이 조직 전체로 확산되어 내부 문제요소는 저절로 사라지고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직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지시만하는 상사보다는 솔선수범하는 상사 나아가 감화를 주는 상사가 존경받는 훌륭한 상사라는 것은 이 때문일 것입니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때 그때 즐겁고 여유있게 사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그 길의 한걸음 한걸음을 음미하는 여행이다 라는 말도 있음을 마음에 두고 항상 풍요롭고 향기로운 삶을 영위하기를 바랍니다.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花香百里 酒香千里 人香萬里)라는 말과 같이 사람의 인연은 오래가고 중요하다는 뜻으로 여러분과의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여러분 항상 건승하십시오
그동안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5. 2. 10.
부산지방검찰청 검사장 백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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