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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발의해 놓고 반대ㆍ표결 불참하는 의원들

법률소비자연맹, 반대 3건ㆍ기권 12건ㆍ표결 불참 117건

2009-08-05 23:43:17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국회의원 자신이 꼭 필요한 법안이라며 입법 발의해 놓고도 정착 표결과정에서는 스스로 반대 또는 기권하거나 표결에 불참하는 어이없는 행태가 빈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법안 발의건수를 높이기 위해 내용도 모르고 친분 등의 청탁에 의해 법안에 공동발의 도장만 찍어서 발의하는 속칭 ‘품앗이 법안’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법률소비자연맹(총재 김대인)이 18대 국회 개원 후 4월 임시국회까지 가결된 130개 법률안에 대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발의(대표발의ㆍ공동발의)한 의원 스스로 반대한 경우가 3건, 기권 12건, 표결 불참이 117건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의원발의 법안 중 가결된 건은 총 199건이나 국회의장이 국회법에 따라 이의 유무를 물어 이의가 없다고 인정해 가결한 69건의 법률안에 대해서는 참여여부를 파악할 수 없어 130개 법률안에 대해서만 조사했다고 법률연맹은 밝혔다.

실례로 ‘하천편입토지보상에 관한 특별조치 법안’의 경우 민주당 박기춘 의원 등 13인이 공동발의 했는데, 3월3일 임시국회 전체회의 표결에서는 고작 1명만이 참석했을 뿐 12명이 불참했다.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도 민주당 김충조 의원 등 17명이 공동발의 했는데, 이날 표결에서는 11명이나 불참해 발의의원 불참율(64.7%) 3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법안을 대표발의한 의원이 표결과정에 불참한 경우도 130건 중 18건이나 있어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나라당 허범도 의원이 대표발의한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지난 1월8일 임시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허범도 의원이 불참했다. 또 한나라당 사무총장 장광근 의원도 ‘도로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지난 4월1일 표결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원안가결된 ‘정보통신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지난 2월12일 본회의에서 대표발의한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이 불참했다.

지난 2007년 12월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사회적 관심을 많이 받았던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 피해주민의 지원 및 해양환경의 복원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변웅전 의원도 지난 4월29일 본회의 표결과정에는 자리에 없었다.

특히, 법안을 발의(대표ㆍ공동)한 의원 스스로 반대표를 행사하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3건이 있었다.

지난 4월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 등 16명의 공동발의 했는데, 정작 표결에서는 공동발의 의원 4명이 불참하고 박종희 의원 등 9명이 반대표를 던지는 특이한 법안으로 기록됐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 등 16명이 공동발의해 지난 3월2일 원안가결된 ‘농어촌특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도 표결과정에서 발의한 의원인 황영철 의원이 반대했다.

또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대표발의한 ‘통계법 일부개정 법률안’에 대해 공동발의한 같은 당 김종률 의원이 반대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이 표결할 때는 기권한 경우도 12건이 됐다.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공동발의한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이 기권했고, ‘문화재보호기금법안’의 경우 공동발의한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이 4월30일 국회 본회의 표결과정에서 기권을 하는 등 다수 법안에서 공동발의한 의원들이 기권하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법안 발의건수를 높이기 위해 법안의 내용도 모르고 공동발의하고, 표결과정에서도 이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나, ‘품앗이’로 10명 이상의 공동발의를 정하고 있는 국회법에 따라 그냥 공동발의 도장만을 찍어서 발의한 경우라고 법률연맹은 분석했다.

법률소비자연맹 김대인 총재는 “내용도 모르면서 ‘품앗이’로 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서 무책임한 행태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며 “법률안의 입안ㆍ심사ㆍ표결과정이 실시간으로 국민들에게 공개되고, 그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법률안 실명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18대 국회들어 8월 4일 현재까지 접수된 의원발의 법률안은 4651건으로 이중 처리된 법률안은 1294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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