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처럼 특경법상 배임이 사회적으로 거대한 이슈가 되고 기업이나 고위 임직원들에게 치명적인 이유는, 가해자의 주관적인 고의성이나 사적 이익 추구 여부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영상 판단이 순식간에 범죄로 둔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 불가피하게 내렸던 결단이라 할지라도, 경영권 구도가 바뀌거나 내부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는 순식간에 '고의적인 임무 위배 행위'로 매도되어 사법 처리 대상에 오르기 십상이다. 실제로 경영권 분쟁이나 내부 주주 간의 이해관계 충돌 과정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형사 고소·고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배임과 같은 경제 범죄에서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불법영득의 의사란 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물처럼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처분하려는 의사를 말한다. 따라서 특경법상 배임은 행위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으려고 했는지, 혹은 제3자에게 이익을 취하게 할 고의적 목적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비록 회사의 자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오로지 기업의 이윤 창출이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불법영득의 의사를 조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이러한 주관적 의도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이 대단히 까다롭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다른 주요 쟁점은 임무 위배 행위의 존부와 재산상 손해액의 산정 방식이다. 검찰은 회사가 입은 총손실액을 기준으로 이득액을 산정하려 들기 때문에, 당시의 경영 상황, 계약 체결의 불가피성, 실제 회사에 유입된 반대급부 등을 토대로 반박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피해액이 수십억 원대로 불어나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이 성립하게 된다. 따라서 특경법상 배임 혐의에 연루되었다면 사건 초기 단계부터 복잡한 기업 회계 자료, 계약 관련 의사결정 프로세스, 경영상 판단의 합리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해 수사기관의 추궁을 피해야 한다.
특경법상 배임 사안은 수십억 원 이상의 막대한 금액이 얽혀 있어 단순한 해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법리는 물론 회계 처리 과정이나 기업 문화까지 잘 알고 있어야 효과적인 방어 전략을 펼칠 수 있다. 수사기관의 칼끝이 경영상 판단을 겨누는 순간, 이미 입증 책임의 무게는 피의자 쪽으로 상당 부분 기울어지게 마련이다. 단 하나의 계약서나 과거의 이사회 회의록 속에 담긴 맥락이 결정적 증거가 되는 만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조력을 구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최창무 대표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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