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CF₄는 반도체 웨이퍼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미세회로를 만드는 건식 식각 공정 등에 사용된다. 탄소와 불소의 결합이 강해 분해가 어렵고 대기 중에서 약 5만 년 동안 잔류할 수 있으며,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보다 6000배 이상 크다.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는 CF₄ 배출을 줄이기 위해 고온에서 수증기와 촉매를 이용해 분해한다. 다만 기존 촉매는 CF₄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불화수소(HF)와 수분으로 인해 입자가 뭉치거나 구조가 변하면서 장기간 사용 시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원자를 하나의 구조 안에 혼합하면 특정 구조로 쉽게 변화하지 않는 ‘엔트로피 안정화’ 원리를 적용했다. 알루미늄(Al)과 아연(Zn), 갈륨(Ga), 니켈(Ni), 코발트(Co) 등 여러 금속을 하나의 알루미네이트 결정구조에 혼합한 엔트로피 안정화 알루미네이트 촉매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 새 촉매의 CF₄ 분해 활성은 기존 알루미나 촉매보다 약 2.3배 높았다. 약 800℃에서 150시간 동안 진행한 실험에서는 기존 알루미나 촉매의 CF₄ 전환율이 93%에서 48%로 감소한 반면 새 촉매는 98%에서 92%로 변화했다.
연구팀은 산소 동위원소를 이용해 CF₄ 분해 과정도 분석했다. 촉매 구조에 포함된 산소가 먼저 CF₄ 분해에 사용되고 주변 수증기가 빠져나간 산소를 다시 공급하면서 반응이 이어지는 과정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이론적으로 제시됐던 CF₄ 분해 과정을 실험적으로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금속의 종류와 조합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다른 반도체 공정가스를 처리하는 촉매 개발에도 이번 설계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지승혁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삼성전자 연구진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인터내셔널 에디션’에 지난 6월 게재됐다.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과 우수연구자 교류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최민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자연계의 무질서가 오히려 구조를 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원리를 촉매 설계에 적용해 높은 CF₄분해 성능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금속의 종류와 조합을 바꿔 다양한 반도체 공정가스 처리 촉매로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 설계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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