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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도 안 짓는데 등록금은 또 오른다”… 한국외대, 등록금 연속 인상에 강기훈 체제 부담

2026-01-20 19:05:00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전경. 사진=한국외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전경. 사진=한국외대
[로이슈 전여송 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한국외대)가 2년 연속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면서 학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연속 인상에도 체감되는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오는 3월 출범하는 강기훈 신임 총장 체제의 첫 시험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외대 서울캠퍼스·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는 지난 19일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인상 철회와 동결을 요구했다. 총학생회가 재학생 26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는 95.49%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학교 측은 앞서 1월 초 등록금 인상률로 3.19%를 제시했으며, 해당 안은 등록금심의위원회 논의를 앞두고 있다.

학생들이 문제 삼는 지점은 인상률 그 자체보다도 속도와 명분이다. 한국외대는 2025년에도 ‘16년 동결’ 이후 재정 부담을 이유로 등록금을 5% 인상했다. 당시 학교 본부는 교육 인프라 개선과 학습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서울캠퍼스 교수학습개발원과 글로벌캠퍼스 공학관의 승강기 설치는 이행되지 않았고, 글로벌캠퍼스 실험·실습실 노후 문제, 전임교원 부족, 강의실 환경과 휴게공간 부족 등도 학생들이 체감하기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인상 효과가 어디에 쓰였는지 알기 어렵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등록금 인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개선 성과가 가시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 반발의 직접적인 배경이다.

재정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진다. 2024년 공시 기준 한국외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60%를 넘는 수준으로, 연세대(35.4%), 고려대(48.5%) 등 주요 사립대보다 학생 부담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반면 학교법인 동원육영회의 법인전입금 규모는 비교 대학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재정 책임이 학생 등록금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학생회는 이에 대해 “재단 차원의 재정 기여 확대나 수익 구조 개선 노력 없이, 상대적으로 손쉬운 방식인 등록금 인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익용 기본재산 운용이나 법인 전입 확대 등 재정 구조 개선 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등록금 인상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도 도마에 올랐다. 등록금심의위원회는 학교 측 4인, 학생 측 4인, 학교 측이 위촉한 외부 전문가 1인으로 구성된다. 학생 측에서는 캐스팅보트를 쥔 외부 전문가 선임 구조가 학교에 유리하게 작동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이번 심의 과정에서도 학교 측이 위촉한 외부 전문가가 “3.19% 인상은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교 측 논리에 무게를 실었다는 것이 학생 측의 주장이다. 학생들은 “재정 필요성과 집행 계획을 검증해야 할 심의 기구가 법정 한도 내 인상을 확인하는 절차로 축소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오는 3월 강기훈 신임 총장 체제의 공식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학교 측의 대응이 늦어질수록 이번 논란은 자연스럽게 새 집행부의 몫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등록금 인상 문제는 신임 총장의 첫 과제로 각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인상률이 아니라 재단의 책임과 본부의 집행력, 그리고 학생 신뢰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사건”이라며 “투자 계획과 성과를 설명하지 못한 채 인상만 반복된다면 등록금 문제는 구조적 갈등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 집행부가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사태의 향방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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