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상반기 SC제일은행의 대출채권·수취채권과 미수금 등 주요 손실충당금의 총액은 5146억원을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이러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은 이광희 행장이 취임하자마자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회복에 비상등이 켜졌음을 의미하며, 향후 수익성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의 수익 다각화를 이끌어야 할 비은행 부문 역시 이광희 행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SC제일은행의 연결대상 종속기업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SC증권)은 올 상반기 25억4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이 줄어든 것이 위안이지만, SC증권이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은행 연결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5000억 원 충당금 적립과 함께 자회사의 적자까지 더해지면서 이 행장은 본업(이자 이익)과 비은행 부문의 동반 부진이라는 치명적인 숙제를 떠안게 되었다.
가장 고질적인 문제이자 외국계 은행으로서 SC제일은행을 따라다니는 그림자는 '국부 유출' 논란이다.
10년간 은행을 이끌었던 박종복 전 행장은 적자 탈출에는 성공했으나, 배당금 대부분이 해외 본사로 송금되는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비판을 남겼다. 이광희 행장 역시 임기 초부터 이 논란을 물려받았으며, 130억 원대 금융사고 등 내부 통제 이슈와 더불어 고액 배당을 통한 국부 유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행장은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건전성 악화에 대비하는 동시에, SC증권 적자를 끊어내 경영 정상화를 이뤄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향후 해외 본사 의존적인 지배 구조를 어떻게 관리하고 국내 금융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낼지가 이 행장의 최대 딜레마가 될 것이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sjb@r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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