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차영환 기자] 1885년 4월 5일 부활절 아침, 제물포항을 통해 조선 땅에 첫발을 디딘 서양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H.G. Appenzeller)와 호러스 언더우드(H.G. Underwood). 그들이 걸었던 발자취가 140년이 지난 오늘,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선교의 길(성지순례길)’로 그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기 위한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3일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순교의 길(성지순례길) – 인천 기독교 선교사 입국로 역사 고증 및 복원 추진 제안서」 전달식이 열렸다. 이날 전달식에는 인천YMCA·YWCA,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탑보존회 등 지역 역사문화 단체가 협력한 가운데, 아펜젤러·언더우드역사문화기념사업회, 인천기천시청을 방문해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제안서를 직접 전달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유정복 인천시장(중앙 왼쪽)이 3일 인천시청 본관 2층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선교의 길(성지순례길)’ 제안서 전달식에서 이종복 아펜젤러·언더우드역사문화기념사업회 대표회장(중앙 오른쪽)으로부터 제안서를 전달받은 뒤 기독교계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 자리에서 “인천은 한국 근대의 출발점이자 세계와 문명이 처음 만난 도시”라며, “이번 제안은 특정 종교를 넘어 인천의 정체성과 문화적 뿌리를 복원하는 뜻깊은 제안으로, 세계 문화유산의 관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안서를 제출한 이종복 아펜젤러·언더우드역사문화기념사업회 대표회장은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걸었던 제물포–부평–부천–서교–정동의 길은 한국 선교의 출발점이자 근대문명의 문이 열린 신앙의 길이며, 인류 문화교류의 상징”이라며 “이 길의 복원은 단순한 신앙의 기념을 넘어 인천이 지닌 근대정신과 복음의 씨앗을 오늘의 세대에 되살리는 시민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안에는 ▲선교사 이동 경로에 대한 학술 고증 ▲제물포항·내리교회 일대 유적 복원 ▲AR/VR 기반 디지털 해설 콘텐츠 제작 ▲‘복음의 길’ 탐방 프로그램 및 시민참여형 캠페인 운영 등이 포함됐다.
또한, 내년 4월 5일(선교사 입국일 및 부활절)을 기념한 ‘선교의 날(가칭 성지순례의 날)’ 행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독교계가 제안, 인천시는 이를 시민과 청소년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역사문화 행사로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안을 “인천이 종교를 넘어 근대와 세계 문명이 만난 도시로 재조명되는 계기”로 평가했다.
문화계와 학계에서는 “이 사업이 성공하면 인천은 한국 근대문명사와 세계 복음사의 접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기대를 모았다.
유정복 시장은 “제물포항은 140년 전 조선이 세계와 처음 손을 맞잡은 항구였다”며, “이제 인천은 과거와 미래, 신앙과 문화, 그리고 인류가 함께 걷는 길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교의 길(성지순례길)’이 실현될 경우, 인천은 한국 근대문명과 세계 문화유산이 만나는 평화와 교류의 도시, 그리고 인류 공동의 기억을 품은 세계 문화도시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지역사회는 환영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