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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버리고 김정은 번역했다”… 한국문학번역원, 국민 혈세로 친북도서 지원

이상·현진건 탈락시키고 ‘내 친구 김정은’ 선정...번역지원금 6,700만 원 지급

2025-10-23 15:35:54

한국문학번역원 전수용 원장. 사진=한국문학번역원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문학번역원 전수용 원장. 사진=한국문학번역원 홈페이지
[로이슈 전여송 기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한국문학번역원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서적의 해외 번역비를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의원(국민의힘, 대구 북구을)은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 “한국문학의 해외 저변 확대를 위한 소중한 예산이 김정은 찬양 도서 번역비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서적 ‘내 친구 김정은’은 “김정은은 서민을 해치지 않았다”, “젊고 신선했다” 등의 문장으로 김정은을 합리적이고 친근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국민 5만 명 이상이 참여한 ‘출판 중단 청원’이 문체위 청원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임에도 불구하고, 2024년 포르투갈어·카탈로니아어·스페인어·영어·이탈리아어 번역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2025년에도 포르투갈어·루마니아어·독일어 번역 사업으로 다시 포함되며 총 6,790만 원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논란은 ‘선정 기준의 불투명성’이다.

심사위원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내 친구 김정은’은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통과된 반면, 한국문학의 대표작인 이상의 ‘날개’(프랑스어),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페르시아어), 허균의 ‘홍길동전’(독일어)은 탈락했다. 김승수 의원은 “문학적 가치가 검증된 명작이 탈락하고, 사회적 논란이 큰 도서가 선정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번역출판 지원사업은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2022년 209건이던 신청 건수는 2023년 281건, 2024년에는 340건으로 증가했으며, 2025년 9월까지 이미 296건이 접수돼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었다. 이에 따라 선정비율은 2022년 83.3%에서 올해 9월 기준 56.4%로 급감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예산은 2024년 23억 2,000만 원에서 올해 40억 2,000만 원으로 확대되었지만, 일부 논란성 도서에 예산이 흘러가며 ‘공정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김승수 의원은 “지원 대상이 늘어났다고 해서 검증이 느슨해져선 안 된다”며 “선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한 평가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문학 번역지원은 한국문학의 세계 진출이라는 국가적 과제”라며 “도서 선정의 공정성, 심사위원 구성의 투명성, 예산의 적정 사용 여부를 끝까지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필요한 작품이 지원받아야 한다.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이념적 서적이 세금으로 후원되는 일은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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