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몸 건강은 치아 건강의 기초지만 많은 사람이 이를 간과한다. 양치질을 대충 하거나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받지 않는 습관이 쌓이면 잇몸병, 즉 치주질환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치주질환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은과 치주인대, 치조골 등 치아 주변 조직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흔히 '풍치'라고도 한다.
초기에는 단순한 잇몸 염증으로 시작되지만, 방치하면 치아를 지탱하는 뼈가 손상되고 치아까지 잃게 될 수 있다. 치주질환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구분한다. 가벼운 형태인 치은염은 잇몸에 국한된 염증 상태를 의미한다. 염증이 잇몸뼈까지 확산되면 치주염으로 발전한다.
치주질환의 주요 원인은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플라크(세균막)다. 플라크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단단한 치석으로 변해 잇몸 염증을 유발한다. 치아와 잇몸 사이에는 치은열구라는 좁은 틈이 있다. 플라크와 치석이 이 틈을 따라 침투하면서 염증이 심화된다. 염증이 잇몸뼈까지 진행되면 치주낭이 형성되고 치조골이 소실돼 치아가 흔들리거나 발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또한 당뇨병, 임신, 영양 부족, 흡연 등의 요인도 치주질환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권소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치과 교수는 “치주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잇몸 출혈과 붓기다”며 “양치질할 때 피가 나거나 잇몸이 붓고 통증이 느껴진다면 치은염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주염으로 발전하면 지속적인 구취, 잇몸에서 고름이 나오는 증상, 치아 흔들림이 동반될 수 있고, 심하면 씹을 때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잇몸병이 진행될수록 치주낭이 깊어지고 치조골 손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방치하면 치아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진단은 치주 검사와 방사선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치주낭의 깊이와 치조골의 상태를 확인해 질환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미생물 검사, 면역 검사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치료는 세균성 플라크와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 기본이다.
권소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치과 교수는 “경미한 치은염의 경우 올바른 양치질과 스케일링만으로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며 “하지만 치주염으로 진행된 경우 치주낭 깊이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주염 치료에는 치근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치근활택술(root planing), 국소 항생제 투여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잇몸을 절개해 염증 조직을 제거하는 치주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치조골 손상이 심한 경우 인공 뼈를 이식하는 골 이식술(bone graft)이나 특수 막을 이용해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촉진하는 조직 재생 유도술(GTR, guided tissue regeneration) 등의 추가적인 치료가 병행될 수 있다. 다만 수술적 치료는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고, 수술 과정에서 상당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치아가 심하게 흔들리는 경우 치아 고정술(splinting)을 시행해 남아 있는 치아를 보호할 수도 있다. 필요에 따라 신경 치료를 병행하고, 치주질환이 진행된 상태에서 보철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 임플란트 치료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
권소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치과 교수는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구강 관리가 필수다. 식사 후와 취침 전 꼼꼼한 양치질을 습관화하고 치실과 치간 칫솔을 활용해 치아 사이사이를 깨끗이 관리해야 한다”며 “치주질환은 한 번 진행되면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을 통해 플라크와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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