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임직원만 2만 명이다.협력업체 입점업체까지 10만명에 이르는 노동자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기자회견은 최철한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의 사회로 강우철 마트노조위원장, 김광창 서비스연맹위원장,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의 발언으로 진행됐다.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11시간 만에 회생절차 개시와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를 결정했으나 홈플러스 신용등급은 하루만에 'A3-'에서 'D'로 급락했다. 홈플러스 현장은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홈플러스 상품권이 휴지조각이 되었고 홈플러스로 납품하던 업체가 납품을 중단하고 법인카드가 사용중지되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으며 직원들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퇴직금까지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안수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지금 현장에서는 회사가 언제 망할지, 폐점이나 정리해고로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몰라 직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협력업체들 또한 제2의 위메프 사태를 우려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에 있다고 했다.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위해 차입한 금액은 홈플러스에 막대한 금융비용(차입금 이자 등)으로 돌아와 홈플러스의 경영 상태는 극도로 열악해졌다. MBK는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홈플러스 매장을 무차별적으로 매각했고 홈플러스 현장에서는 수천명의 직영직원이 감축되어 정상적인 점포운영이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노조는 홈플러스 재무 상황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도 MBK는 아무런 자구 노력을 하지 않았고 갑자기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지금까지 어떠한 대책도 내오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노동조합은 홈플러스의 무분별한 점포 매각에 대해 계속해서 경고해왔으며 MBK가 책임지고 투자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노동조합의 끈질긴 노력으로 폐점점포에 대해 재입점 약속을 받아내긴 했으나 이행된 점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2024년 국정감사에서 김광일 대표이사는 노동조합과 대화를 약속했으나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은 “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지난 10년간 기업의 경쟁력보다는 자본회수에만 혈안이었다”며 “저임금을 감내하고, 부족한 인력 속에서도 직원들의 희생으로 홈플러스를 흑자로 전환시켜 냈는데, 흑자 전환에 대한 MBK의 답이 회사를 파국으로 몰고 가겠다는 것이냐”며 MBK에게 책임을 물었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위원장도 “일반적으로 회생을 신청한 기업들은 오너가 사재를 털어넣어서라도 소생시키려 하는데 MBK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며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노동자, 협력업체, 채권단 모두에게 피해를 주면서 정작 MBK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다”고 비난했다.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홈플러스를 폐기처분하려 한다면 엄청난 파국이 될 것”이라며 “한국 최고 부자, 김병주 회장이 양심이 있다면 자산을 출원해서라도 책임을 다 하라”고 밝혔다.
서비스연맹과 마트노조는 계속해서 투기자본 규제를 요구해왔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정치가 나서서 피해자가 더 늘어나는 것을 막아야 우리의 공동체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며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와 극심한 노동강도에 시달리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임금과 고용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수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30여 년간 우리의 손으로 키워온 홈플러스, 우리의 삶의 터전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다. MBK가 책임지고 홈플러스를 회생시키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호소했다.
마트노조는 기자회견 이후 MBK에 대한 항의방문을 진행하며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노력과 투쟁을 다하기로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