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북가좌6구역 재건축조합은 지난 1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시작으로 관련 절차를 본격화했다. 조합은 오는 21일 현장설명회와 내달 14일 입찰마감을 거쳐 8월께 시공사 선정총회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입찰보증금은 현금 500억원을 걸었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입찰공고 하루 전 해당 구역 조합원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 철수 소식을 전했다. 내용을 보면 “대면홍보를 전면 중지한다”며 에둘러 말했지만 사실상 철수한 것과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이와 동시에 A사의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현대건설의 철수 문자가 발송되자마자 A사의 홍보를 담당하는 OS요원은 마치 현대건설이 철수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이 즉각 대응했다. 사전에 조합에서 입찰공고 전날 예정된 대의원회 시공사 도열 때 각사 5인 이내로 제한한 사항을 무시하듯 A사는 수십명의 OS요원을 배치시켜 과열한 대면 홍보를 강행한 것이다.
게다가 철수하는 현대건설이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 내용도 A사가 빠진 마천4구역과 거의 닮아있다는 점도 관련 의혹을 키우고 있다.
앞서 A사는 현대건설과의 담합의혹이 불거진 마천4구역을 빠지면서 “그동안 저희 A사에 베풀어 주신 따뜻한 관심, 세심한 배려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응원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해당 조합원들에게 보낸 바 있다.
그런데 현대건설도 이번에 북가좌6구역을 내려놓으면서 보낸 문자 말미에 “그동안 저희 현대건설에게 베풀어주신 따뜻한 관심과 세심한 배려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북가좌6구역 재건축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응원하겠다”고 적었다.
이처럼 양사가 조합원들에게 보낸 철수 문자 내용을 비교하면 사업장 이름만 다를 뿐 판박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경쟁사가 철수한 당일 곧바로 홍보인력을 늘린다는 것은 사전에 서로 협의가 있지 않는 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며 “철수 문자 내용을 보더라도 동일한 사람이 작성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똑같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기관은 지난 8일 한 조합원이 “시공사 선정 관련 양사의 담합이 의심된다”며 제기한 민원에 대해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통해 담합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조사계획 수립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양사는 “사실 무근”이라며 원론적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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