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김상환)은 12월 12일 피고인 A(47), 피고인 B(38) 대한 정보통신망법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사건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19. 12. 12. 선고 2017도16520 판결).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구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의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을 최초로 명확히 제시했다. 즉,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별로 프로그램 자체를 기준으로 하되, 그 사용용도 및 기술적 구성, 작동 방식, 정보통신시스템 등에 미치는 영향, 프로그램 설치에 대한 운용자의 동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매크로 프로그램 등의 유포가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과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
피고인들이 자동 회원가입, 자동 방문 및 이웃신청 등의 기능을 이용해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 등에 자동적으로 게시 글과 댓글을 등록하고 쪽지와 초대장을 발송하는 등의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이 사건 프로그램을 판매한 행위는, 구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9호 및 제48조 제2항의 '악성프로그램 유포죄'에 해당한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이 사건 프로그램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업체나 상품 등을 광고하는 데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이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1심(2014고단1876)인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손동환 판사는 2017년 1월 13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정보통신망침해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게 벌금 800만원, 피고인 B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했다.
손 판사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자 피고인들(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 양형부당)과 검사(양형부당)는 쌍방 항소했다.
2심(원심)인 의정부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최성길 부장판사)는 2017년 9월 11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1일 접속자수(네이버의 경우 1,000만 명 이상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프로그램 하나가 야기하는 그와 같은 부하증가만으로는 해당 포털사이트의 서버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극단적 가정 아래에서 장애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프로그램들이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보게 된다면 이는 형벌 규정의 구성요건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검사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