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제7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13일 취임한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은 “평생 법관으로 살아온 제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잘 이끌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도 있다”며 “그러나 저는 법관일 때 법관의 역할에 충실했듯이, 국가인권위원장으로서 우리 사회의 인권 증진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성호국가인권위원장
특히 “인권선진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소통과 협력에 힘을 쏟고자 한다”며 “첫째, 인권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계신 시민단체와의 협력 관계를 굳건히 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인권 업무의 파트너로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둘째, 국제인권기구 및 단체들과의 협력 관계도 공고히 하겠다”, “셋째, 국가기관과의 소통과 협력도 강화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은 1957년 충북 영동 출신으로 신일고와 서울법대를 나왔다.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2기를 수료했다.
이후 1985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부산고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전지법 천원지원 부장판사, 천안지원장, 수원지법 부장판사, 서울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 서울지법 부장판사, 특허법원 부장판사,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치며 2012년 2월 서울남부지법원장, 2013년 11월 서울중앙지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오늘부터 여러분과 함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게 된 이성호입니다. 새로운 인연을 맺는 반가움과 설렘을 담아 여러분께 첫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 사회의 인권 보호와 증진을 통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를 이끌어 가게 되어 개인적으로 커다란 영광이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가인권위원회 가족 여러분!
우리 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 독립성과 공정성의 확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선은 행정, 입법, 사법,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우리 위원회의 독립성은 물론 이념이나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성을 잘 지켜서, 모든 분야에서 인권침해와 차별행위를 막는 위원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비인권적인 제도와 정책을 찾아내어 이를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고 시정하는 노력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인권친화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근무여건과 환경 조성에도 관심을 두고, 지속적인 인권교육을 통해 이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일도 병행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위원회의 독립성 확립이 사회적 고립을 의미하거나 독단적인 업무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권선진 사회의 실현은 모든 사람이 모든 영역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자유와 권리를 함께 누려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이 우리 사회 전체에 고르게 확산되고 공유될 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모든 개인 및 단체와 함께 해야겠습니다만, 특히 세 가지 측면에서 인권선진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소통과 협력에 힘을 쏟고자 합니다.
첫째, 인권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계신 시민단체와의 협력 관계를 굳건히 하겠습니다. 인권 업무의 파트너로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인권 신장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원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공통된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입니다.
둘째, 국제인권기구 및 단체들과의 협력 관계도 공고히 하겠습니다. 최근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우리 위원회에 대한 등급 보류로 인해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위원회가 국제사회의 인권 증진에 공헌하고 국가인권기구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국가기관과의 소통과 협력도 강화하겠습니다.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를 막는 것이 우리 위원회의 주요 과제이긴 합니다만, 정부와 국가기관 또한 본질적으로는 국민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위원회가 권고하는 내용이 국민의 인권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설득하여 진심으로 수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위원회 가족 여러분!
국가인권위원회 업무의 시작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최소한의 존엄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등 제반여건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계적인 공정함을 넘는 인권 감수성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개인으로서나 조직으로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소통과 공감, 그리고 동참을 강조해왔는데, 국가인권위원회야말로 여기에 가장 잘 부합되는 국가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잘하고 계시지만 장애인, 비정규직 근로자, 이주민, 시설생활인, 노인 등 모든 사회적 취약 계층이 마지막까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관이 되기 위해 소통하고 공감하며 동참하는 마음과 행동이 위원회 내에서 더욱 확산되고 실천되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른 지금, 인권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일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아동기에서 청소년을 거쳐 노년기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에 걸쳐, 기본적 인권을 항시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위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회 경제적 가치와 효율에 매몰되어 생활 속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인권침해와 불합리한 차별이 없었는지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 사회의 인권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쟁점과 방대한 영역을 아우르기에 우리 위원회의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으나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우리 개개인의 역량과 전문성의 강화를 통해 많은 부분을 극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여러분의 의욕과 열정에 기댈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시고 더욱 분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국가인권위원회 가족 여러분,
평생 법관으로 살아온 제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잘 이끌 수 있을지 걱정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법관일 때 법관의 역할에 충실했듯이, 이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우리 사회의 인권 증진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들께서도 위원회에 처음 왔을 때의 다짐을 새로이 하면서 저와 함께 인권선진 사회의 미래를 그려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위원회 모든 구성원들이 내부적으로도 활발히 소통하고 공감하며 동참하는 아름다운 조직문화를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끝으로,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해 애써 오신 역대 위원장님들과 국가인권위원회 가족 여러분 모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면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