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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5ㆍ16과 유신’ 질문에 황찬현 벙어리…대통령 눈치 보나”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가 앵무새 답변하며 몰역사의식 드러내…자격 없다”

2013-11-10 15:07:17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감사원장 후보자인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5ㆍ16쿠데타’와 ‘유신헌법’, ‘5ㆍ18광주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으며 ‘양해’만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똑같은 ‘앵무새’ 답변만으로 몰역사의식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감사원장 임명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따라서 생중계 방송되는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송곳 질문에 황 후보자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인사청문위원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10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5ㆍ16군사정변, 유신헌법,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4ㆍ3 제주항쟁에 대한 평가를 묻는 서면질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5ㆍ16과 유신에 벙어리 감사원장, 대통령 눈치나 보면 감사원장으로 자격이 없다”며 “5ㆍ16군사정변, 유신헌법,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4ㆍ3 제주항쟁에 대해 입장도 못 밝히는 몰역사인식 감사원장 후보자에게 연민마저 느낀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서영교 의원은 황찬현 후보자에게 서면질의를 통해 “황찬현 후보자의 5.16 군사쿠데타에 대한 평가는 무엇인지 밝혀 달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감사원장 후보자로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답변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서 의원은 “감사원장 후보자로서 유신헌법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황 후보자는 “감사원장 후보자로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답변했다.

▲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또 서 의원은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밝혀 달라”고 질문했다. 그러나, 이 역시 황 후보자는 “감사원장 후보자로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앵무새와 같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서 의원은 “제주 4ㆍ3 항쟁에 대한 견해를 밝혀 달라”고도 요구했으나, 황 후보자는 “감사원장 후보자로서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답변할 뿐이었다.

이에 대해 서영교 의원은 “5ㆍ16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군사정변으로 기술돼 있고, 유신헌법에 기초한 긴급조치 등이 이미 헌재에서 위헌판결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이에 대해 밝히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취임도 하기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황찬현 후보자가 어떻게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생명인 감사원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정권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황찬현 후보자가 감사원장에 임명된다면 앞으로 감사원은 청와대 하명감사, 표적감사 논란에서 자유로워 질 수 없다”며 “내일 인사청문회에서 다시 한 번 후보자의 역사인식에 대해 질문할 예정이며 만약 지금과 같은 답변만 되풀이 한다면 감사원장으로 자질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차관급인 지방법원장에서 부총리급인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돼 박근혜 대통령과의 남다른 인연이 있는지 주목을 받았다. 또 지난 10월29일 서울중앙지법 국정감사에서 일명 ‘기춘대원군’, ‘부통령’으로 불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감사원장 내정 사실을 통보받은 적이 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영교 의원은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비롯해 30여년간 판사로 재직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5ㆍ16 군사정변 ▲유신헌법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4ㆍ3 제주항쟁에 대한 평가를 묻는 서면질문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앵무새 답변을 하며 몰역사의식을 드러냈다”고 질타했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가 이런 비판을 받는 것은, 올해 초 황교안 법무부장관, 채동욱 검찰총장, 조용호ㆍ서기석 헌법재판관 등 박근혜정부에서 임명된 기존 국무위원들과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은 청문회과정에서 5ㆍ16은 군사정변이며 유신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의견을 밝힌바 있어 극명하게 대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유신헌법은 그 일부조항이 권력분립 등 헌법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대부분의 초중고 교과서에는 5ㆍ16을 군사정변으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한 용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변했다.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는 “유신헌법은 일부 조항이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나며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등 헌법가치를 훼손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5ㆍ16에 대하여는 현재도 역사적ㆍ정치적으로 다양한 평가가 진행 중에 있어 공직 후보자로서 견해를 밝히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군사정변이라는 공인교과서 기재 내용에 개인적으로는 공감합니다”라고 답변했다.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유신헌법은 기본권의 측면에서 보면, 권위주의적인 신대통령제를 채택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보장을 약화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군사력에 의해 헌법절차에 반하는 형식으로 정권이 교체되었다는 점에서 쿠데타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라고 답변했다.

조용호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유신헌법의 일부조항은 헌법이념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후퇴시키며 자유민주적 지본질서를 위태롭게 하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또 “민주적 헌정질서가 헌법절차에 반한 군사력의 동원으로 무너지고 정권이 교체되었다는 점에서 5ㆍ16을 쿠데타 또는 군사정변으로 보는 것이 대세이고, 후보자 또한 같은 생각입니다”라고 답변했다.

게다가 지난 8월 21일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재환 부장판사)는 유신시절 긴급조치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이OO씨에 대한 재심 재판에서 선배 판사들을 대신해 사과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자리는 유신시대의 기소내용이 무죄라고 밝히는 자리일 뿐 아니라, 유죄 판결을 선고한 유신시대가 폭압적인 야만의 시대였다는 것과 그 시대가 끝났다고 알리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라고 하면서 “과거 유죄를 선고한 선배 판사들을 대신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와 비교해 보더라도, 서울중앙지법원장인 황찬현 후보자의 이번 답변 회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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