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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약관 설명 없이 사고 땐 보험금 지급해야

김경호 판사 “면책약관 설명 없어 면책 주장 못해”

2006-11-24 22:09:24

보험계약 체결 당시 중요한 면책약관에 대해 보험사가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나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약관을 근거로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20단독 김경호 판사는 OO손해보험회사가 피보험자 백OO(45)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2006가단81277)에서 지난 21일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법원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해 10월 지게차 2대를 구입한 후 원고 손해보험회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보험약관에는 “지게차에 싣고 있거나 운송 중인 물품에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면책약관이 명시돼 있었다.

그런데 지난 1월17일 백씨 회사의 종업원이 지게차로 고객의 고가의 물품을 들어 올린 채 후진하며 회전하다가 이 물품을 떨어뜨려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해 338만원 상당의 물적 피해를 냈다.

이에 백씨가 보험금을 청구하자, 원고는 이 사고는 면책약관에 해당하므로 어떠한 보험금 지급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백씨는 “면책약관은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해야 할 중요한 내용에 대한 것이고, 그럼에도 원고가 피고에게 면책약관에 대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사고에 대한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 원고는 “계약체결 때 원고에게 면책사항을 충분히 설명했고, 만약 설명되지 않았더라도 지게차의 운행 중 사고의 전부를 보상해 주는 영업배상책임보험이 아닌 이 사건과 같은 업무용자동차보험의 경우 운행 중 싣고 있던 물건이 손상한 때의 사고는 아무런 보상이 없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로서 설명의무의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경호 판사는 판결문에서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별도의 설명이 없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항 또는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 아니라면 보험상품의 내용 등 보험약관에 기재돼 있는 중요한 내용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보험자가 이런 설명의무를 위반해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약관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가 지게차 운행 중 모든 사고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는 보험상품이 따로 있음을 알리지 않은 점, 이 사건 보험계약의 경우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상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만약 면책약관이 설명됐다면 피고가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수도 있어 피고에게는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원고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나아가 피고가 면책약관의 내용에 대해 알고 있었다거나 약관조항이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별도의 설명이 없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판사는 “따라서 원고가 면책약관에 대해 피고에게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은 이상 원고는 약관을 근거로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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