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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석윤 롯데노조협의회장 “민유성의 프로젝트 L, 노동자 짓밟은 최악의 사건”

2019-09-27 15:48:44

강석윤 롯데그룹노동조합협의회 의장. 사진=롯데그룹 노동조합협의회
강석윤 롯데그룹노동조합협의회 의장. 사진=롯데그룹 노동조합협의회
[로이슈 심준보 기자]
롯데면세점 면허 탈락과 호텔롯데 상장 저지를 골자로 한 컨설팅 ‘프로젝트 L’에 대해 롯데노조가 입을 열었다. 롯데노조는 지난 6월 해당 프로젝트를 컨설팅했던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을 상대로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한 바 있다.

롯데노조측은 ‘프로젝트 L’이 경영권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은 사건으로 검찰수사 확대 및 계약서 공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27일 로이슈에선 강석윤 롯데노조 의장과 ‘프로젝트 L’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하는 강 의장과의 일문일답.

Q1. 롯데노조가 지난 6월 검찰에 고발했다.

A : 프로젝트 L’은 경영권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동자 생존권을 짓밟은 사건이며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추악한 컨설팅 프로젝트다. 특정 기업의 경영권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업과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았다. 이를 위해 국책은행장까지 지낸 특권층 인사가 수 백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문료를 받고 부당한 개입을 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롯데그룹 노조는 결코 이를 간과할 수 없기에 검찰에 고발했다.

Q2. 왜 민유성인가?

A : ‘프로젝트 L’의 자문료를 받기 위한 민사소송이 올해 상반기까지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이 재판 과정에서, 민유성이 법정에서 자신의 입으로 “롯데 면세점 특허탈락을 주도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런 자가 면허 취소를 통해 롯데 노동자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서는 버젓이 그 대가로 일반 국민이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거액의 보수를 챙기겠다고 소송을 벌인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런 파렴치한 행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노동자들의 고통과 희생을 대가로 컨설팅 계약을 맺고 막대한 거금을 주고받는, 우리 사회 특권층들의 부도덕한 모습을 보며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이런 것이 적폐가 아니면 무엇인가? 이제 11월에 또 민사소송 2심이 진행된다. 1심에서 민유성씨가 사실상 승소했는데, 한 기업과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공인한 것 아닌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비웃으며 진행되는 추악한 재판을 두고 보지 않겠다.

Q3. ‘프로젝트 L’의 쟁점 사항은?

A : 무엇보다 경영컨설팅 명목으로 기업과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으면서 민간 개인이 정부의 인허가 과정에 의도적으로, 조직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만일 당시 청와대나 정치권을 상대로 한 불법적 로비가 있었다면 더욱 큰 문제다. 이미 고발장에 적시했지만 변호사법 위반과 알선수재 등의 혐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또 감사원 감사를 통해, 심사과정에서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정밀히 재조사해야 한다고 본다. 당시 면허 심사와 관련 부적절한 행태가 상당히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박근혜 정부 하에서 진행된 감사원 감사가 외압 등으로 인해 대충 경징계 등으로 덮는 수준에서 마무리 되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불법로비와 별개로, 우리는 특히 민유성 측이 민사재판 과정에서 “부정적 여론을 만들어 박근혜 정권으로 하여금 면허 재취득을 못하게 했다”고 진술한 부분에도 주목했다. 정부 인허가 문제에 개입하기 위해 부정적 여론을 만들고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에 대한 수사가 꼭 이뤄져야 한다. 홍보회사나 언론 등을 통해 이를 조직적으로 실행했다면 김영란법 위반 등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 아닌가?

Q4. 민유성 측의 반응은?

A : 현재로서는 전혀 반응이 없다. 해당 논란이 이슈화 되면 본인들로선 유리한 것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는 민유성 측이 정말 떳떳하다면 ‘프로젝트 L’ 계약서 내용을 원본 그대로 스스로 공개해야 한다고 본다. 내용이 가진 부도덕성뿐만 아니라 도대체 어떻게 그런 거액의 자문료가 가능한 것인지, 특히 수백억에 달하는 성공 수당의 정산근거가 무엇인지 등도 자진해서 설명해야 한다. 자신들의 행위로 인해 분명 고통받은 노동자가 있는 사회적 사건 아닌가? 그에 대한 도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Q5. 노조가 직접 나선 이유가 무엇인가?

A : 우리 사회의 엘리트들의 부도덕성과 일탈 수준이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면허 재취득 탈락으로 인해 생계가 막막해질 노동자의 삶은 이들에게 아무런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경영권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면서도 그 어떤 죄책감이나 책임감도 없었던 것이다. 민유성씨에게 묻고 싶다. 면세점 탈락을 경영권 분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용할 때 생계가 막막한 엄마들의 삶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는가?

우리는 이 부분을 ‘노동 정의’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 잡고 싶다. 이전에 노조파괴를 대가로 돈을 번 창조컨설팅 사건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적 있다.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갈 곳을 잃는 큰 사건을 벌이면서도 어떤 양심의 가책이나 최소한의 법적통제 장치가 없다면 큰 문제이다. ‘프로젝트 L’은 기업의 생존 자체를 파괴해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생계를 잃었다는 점에서 노조파괴보다 더 악덕한 계약이다.

우리는 경영권 분쟁 자체에 끼어들 생각은 없다. 또 경영권 분쟁은 어느 기업에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 과정을 이용해, 노동자 생존권을 담보로 분쟁에서 이기게 해주겠다고 제안한 추악한 내용만큼은 결코 그냥 둘 수 없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전혀 개의치 않는 소시오패스와도 같은 추악한 특권층들의 행태를 막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다. 이 같은 일이 또 다시 반복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sjb@r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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