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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권위 추락…인분투척부터 판사 멱살까지

판결에 불만 품고 법정모독은 기본…자해 시도해 사망하기도

2008-10-06 13:51:46

법정에서 검사의 구형이나 재판부의 판결에 불만을 품고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욕설과 고성은 기본이고, 계란이나 인분을 투척하기도 하고, 뿐만 아니라 바지를 내려 성기를 노출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심지어 법정서 분신을 시도해 결국 목숨을 잃는 사고까지 다양했다.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 받아 6일 공개한 ‘법정 내 사건·사고’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6년 26건에서 2007년 31건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8월 현재 46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46건을 세분화하면 판결에 불만을 품고 법정소란을 피운 경우가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법정모독과 응급상황(실신)이 각 11건, 도주 시도 2건, 자해 1건, 자녀 법정방치 1건 등으로 나타났다.

◈ 법정소란…퇴정과 감치

사례는 주로 올해 일어난 사건을 살펴봤다. 지난 1월30일 인천지법 법정에서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목사 이OO씨에 대한 재판에서 교회신도 방청객 40여명이 판결에 불만을 품은 신도들과 그 반대 신도들간 소란을 피우다 퇴정 조치를 당했다.

지난 4월3일 청주지법 충주지원 법정에서는 방청객 배OO씨가 술에 취한 채 입정해 재판장의 주의촉구에도 불구하고 계속 큰 소리로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소란을 피워, 결국 감치 7일 처분을 받았다.

지난 4월4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는 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JMS 교주 정명석씨에 대한 사건에서 교주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법정 방청객 통제과정에서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또 지난 4월16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서OO씨 사건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검사의 구형에 불만을 품고 욕설과 고성을 하는 등 소란을 피워 퇴정조치를 당했다.

한편 2006년 10월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전교조 임원 영장실질심사에서 전교조 조합원 60여명이 영장실질심사에 참여하겠다며 법정을 점거하는 소란을 피워 퇴정조치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

◈ 법정모독…성기 드러내기도

지난 3월4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법정에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최OO씨가 큰소리를 지르고 바지를 내려 ‘성기’를 드러내는 등 난동을 부렸고, 결국 법정의 위신을 훼손해 감치 7일 결정을 받았다.

지난 5월15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는 가등기말소 사건 피고 윤OO(여)씨가 판결에 불만을 품고 재판장에게 폭언을 하고 소란을 피우는 등 법정의 위신을 훼손해 감치 20일 처분을 받기도 했다.

또 5월28일 서울북부지법 법정에서는 폭행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OO씨가 검사의 구형에 불만을 품고 검사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저항했고, 이로 인해 감치 20일 처분을 받았다.

지난 7월8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는 폭행사건 피고인 김OO씨가 재판장에게 반말과 막말을 하며 소란을 피웠고, 이에 재판장은 법정의 위신을 훼손했다며 감치 5일 처분을 내렸다.

7월25일 서울북부지법 법정에서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OO씨는 판결에 불만을 품고 재판장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저항하다가 감치 20일 처분을 받았다.

심지어 판사의 멱살을 잡은 사건도 있다. 2006년 1월16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는 일명 ‘태극기 아주머니’인 박OO(여)씨가 판결에 불만을 품고 법대에 뛰어올라 판사의 멱살을 잡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결국 박씨는 법정의 위신을 훼손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감치 20일 처분을 받았다.

◈ 법정도주

지난 3월30일 서울서부지법 영장실질심사 법정에서 피의자가 개정 전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1층 엘리베이터 옆 창문을 통해 나가려다가 경찰관에 의해 체포됐다.

지난 4월16일 서울고법 법정에서도 특수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OO씨가 변호인 반대신문을 위해 증인석으로 이동하던 중 경비관리대원에게 ‘라면 스프’를 뿌리면서 법정 밖으로 도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김씨는 80m 정도 달아났으나 경비관리대원 등의 추격전 끝에 체포됐다.

◈ 법정자해…분신 자살도

특히 분풀이나 위력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자살로 이어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도 있다.

지난 4월8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박OO씨가 검사의 구형에 불만을 품고 피고인석 모서리에 머리를 찧고, 자신의 안경테를 부러뜨려 뺨에 긋는 등 자해를 하다가 법원 경위에 의해 제지당했다.

한편 2006년 1월4일 의정부지법 법정에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윤OO씨가 판결에 불만을 품고 소란을 피우다 퇴정조치를 당했다. 밖으로 쫓겨난 윤씨는 등유를 가지고 와 법정 대기실에서 몸에 등유를 끼얹은 후 법정에 들어오면서 불을 붙여 분신을 기도했다.

사건 직후 경비관리대원들이 소화기로 불을 끄고 119로 병원에 후송했으나, 치료 도중 사망한 경우도 있다.

같은 해 1월20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도 이혼소송 사건에서 조정절차에서 조정이 이뤄지지 않자 남편이 “이제는 이 방법밖에 없다”며 미리 준비한 제초제를 마시고 음독 자살을 시도했고, 결국 숨지고 말았다.

◈ 법정 오물투척

신발이나 계란투척은 비교적 양반에 속한다. 인분을 투척한 경우도 있다.

2006년 7월21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임대차 보증금 반환소송에서 원고 김OO씨가 판결에 불만을 품고 재판부를 향해 계란을 투척해 퇴정 당하자, 이번엔 정OO씨가 미리 준비한 인분 1봉지를 법대를 향해 투척하는 사건도 발생했었다.

이들은 공무집행 방해죄로 구속 기소됐고, 결국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 자녀 법정방치

자녀를 법정에서 두고 가버리는 특이한 사건도 있다. 지난 4월17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이혼소송 재판에서는 남편이 아내의 신변을 위협해 아내를 먼저 귀가시켰는데, 남편이 “그럼 애들을 누가 키우냐? 법원에서 키우라”며 두 자녀를 법정에 버려 두고 달아났다. 결국 경찰관의 협조로 아이들을 구청 아동센터에 맡긴 사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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