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경찰청 집계로는 2024년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피의자 682명 가운데 10대가 548명으로 80.3%를 차지했다. 이 중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은 104명으로, 전체 피의자의 15.2%였다.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피의자 7명 중 1명 이상이 형사처벌 대상 연령에 이르지 않은 셈이다. 이들에게는 형사처벌 대신 소년보호절차를 통한 보호처분이 적용되며, 피해자는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 형사처벌 여부와 피해 배상은 별개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이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면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심리한다. 경찰서장은 촉법소년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고 관할 소년부에 직접 송치한다.
소년법은 보호자 감호위탁부터 수강명령, 보호관찰, 시설 위탁, 소년원 송치까지 여러 유형의 보호처분을 규정하고 있다. 처분의 종류와 적용 요건은 소년의 나이와 사건의 내용 등에 따라 달라진다.
보호처분과 민사상 손해배상은 별개의 절차다. 민사상 책임은 가해 미성년자에게 자기 행위의 책임을 분별할 능력이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책임능력이 없다면 부모 등 감독의무자의 책임이 쟁점이 되며, 감독의무 위반 여부에 따라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밈을 제작하거나 유포한 청소년도 행위의 내용에 따라 형사법령 위반 여부와 소년보호사건 해당 여부를 판단받는다. 사진을 편집해 성적 합성물을 만들거나 특정 학생을 조롱하는 이미지를 단체 대화방에 반복적으로 올렸다면, 단순한 장난이었다는 설명만으로 법적 평가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어떤 내용을 만들었는지,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했는지, 피해가 발생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혔더라도 자기 행위가 어떤 책임을 낳는지 분별할 능력이 없으면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이때 책임능력은 만 나이나 학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1977년 5월 24일 선고한 77다354 판결에서 책임능력 유무를 연령이나 학년만으로 획일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개인의 지능 발육 정도와 환경, 평소 행동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밈 사건에서도 초등학생이 만들었다거나 중학생이 유포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능력을 단정할 수 없다. 이미지나 영상의 내용과 제작·게시 경위, 행위의 의미와 피해를 이해할 수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야 한다. 콘텐츠의 의미를 이해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민법상 책임능력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지 확대보기책임능력 유무에 따라 부모가 지는 배상책임의 법적 성격과 판단 기준도 달라진다.
책임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의 행위라면 민법 제755조에 따른 감독의무자의 책임이 문제 된다. 반면 책임능력이 있는 미성년자에게는 본인의 불법행위책임을 묻고, 부모에게도 배상책임을 물으려면 별도의 법적 요건을 따져야 한다.
◆ 부모 책임 가른 대법원 판례
대법원은 1994년 2월 8일 선고한 전원합의체 판결(93다13605)에서 책임능력이 있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라도 감독의무자의 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종전 대법원 1984년 7월 10일 선고 84다카474 판결의 견해를 변경한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대법원은 2022년 4월 14일 선고한 2020다240021 판결에서도 미성년자의 부모라고 해서 모두 감독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미성년자가 피해자를 협박해 피해자가 사망한 뒤,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의 아버지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아버지는 이혼 후 자녀의 친권자나 양육자로 지정되지 않아 비양육친(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부모)이었다.
대법원은 비양육친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에 대한 일반적·일상적 감독의무가 없다고 봤다. 다만 비양육친이 실질적으로 공동양육자에 준해 자녀를 지도·보호했거나, 면접교섭 등을 통해 자녀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자녀를 지도하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감독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판시했다. 원심은 비양육친도 일반적인 감독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에서 책임을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를 심리하지 않았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이 판결은 밈 사건에서도 부모의 책임을 부모라는 지위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녀와 실제로 어떤 관계를 유지했는지, 온라인 가해 행위를 알거나 예견할 사정이 있었는지, 이를 막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이혼한 부모 가운데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공동양육에 준하는 보호·감독이나 구체적인 예견 가능성 등 특별한 사정을 살펴야 한다.
대법원은 2003년 3월 28일 선고한 2003다5061 판결에서 대입 재수생의 폭행 사건과 관련해 동거와 경제적 의존만으로 아버지의 감독의무 위반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자녀가 부모와 함께 살며 경제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정만으로는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반면 대법원은 1992년 5월 22일 선고한 91다37690 판결에서 만 14세 8개월인 미성년자의 책임능력을 전제하면서도 부모의 영향력이 책임능력이 없는 사람에 가까울 정도로 크다고 보고 부모의 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2025년 12월 11일 선고한 2025다211430 판결에서 학교폭력 관련 민사책임과 형사재판의 무죄 판결이 민사책임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이 사건은 중학생이 동급생의 신체접촉행위로 입은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관련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는 사정만으로 민사책임까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은 증명책임과 증명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이 판결은 SNS 게시글 명예훼손이나 가해학생 부모의 감독의무를 직접 판단한 사건은 아니며, 밈이나 합성물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는 판결도 아니다.
이미지 확대보기밈이나 합성물로 피해를 입었다면 게시물의 내용과 유포 경위, 피해 발생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게시물과 계정 정보, 게시 시각, 댓글과 공유 내역, 단체 대화방의 대화, 삭제 전 화면 등은 가해 행위와 확산 범위를 확인하는 자료다. 게시물이 삭제되거나 계정이 바뀔 수 있으므로 피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보존해야 한다.
부모의 민사상 책임까지 묻는다면 자녀의 가해 행위와 손해를 보여주는 자료 외에 감독의무 위반을 뒷받침할 자료가 쟁점이 된다. 자녀가 비슷한 행위를 반복했는지, 부모가 그 사실을 전달받았는지, 피해자나 학교가 중단을 요청했는지, 통보 이후에도 유포가 이어졌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이런 사정은 부모가 가해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된다.
책임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의 경우 민법 제755조에 따라 감독의무자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면 면책될 수 있다. 책임능력이 있는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에게 민법 제750조상 책임을 물으려는 피해자가 감독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두 경우의 입증 구조가 다른 만큼 피해자는 가해 청소년 본인의 책임과 부모의 책임을 구분해 소송을 준비해야 한다.
소년보호처분 기록을 민사소송에서 확보해 사용할 수 있는지도 별도 쟁점이다. 소년법은 소년 보호사건과 관계있는 기관이 재판·수사 또는 군사상 필요한 경우 외에는 사건 내용에 관한 조회에 응하지 못하도록 정한다. 이 규정은 보호사건 내용에 관한 조회 응답을 제한하는 것이고, 민사소송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를 정한 규정은 아니다. 실제로 어떤 자료를 어떤 절차로 확보할 수 있는지는 자료의 종류와 보유 기관, 소송상 필요성에 따라 달라진다.
-------------------------------------------------
법무법인 세담 권준우 변호사
이미지 확대보기Q1. 책임능력은 연령으로 일률 판단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소송에서 가해 미성년자의 책임능력이 없다는 주장은 누가 어느 단계에서 꺼내며, 그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피고를 누구로 바꿔야 하는가.
소송 단계상 특별한 제한은 없으나, 실무에서는 피고 측이 답변서 제출 시 또는 제1심 변론 초기에 책임능력 부존재를 항변으로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고가 처음부터 미성년자 본인만을 피고로 삼았다면, 책임능력 부존재 항변이 받아들여질 경우 감독의무자인 부모 등 친권자를 피고로 추가하거나 교체해야 한다.
Q2. 민법 제755조는 감독의무자가 면책 사유를 입증하도록 정한다. 피해자가 부모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때 소장에 어떤 사실까지 적어야 하며, 부모 측이 면책을 다투기 시작하면 피해자는 무엇을 추가로 준비하게 되는가.
민법 제755조 제1항에 따른 감독의무자 책임을 청구하는 경우, 소장의 청구원인은 다음 세 가지 요건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① 미성년자의 위법행위 성립 요건
② 가해 미성년자의 책임능력 부존재
③ 피고인 부모의 법정감독의무자 지위
민법 제755조의 구조상 피해자가 감독의무자의 감독의무 해태를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의무자는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해 책임을 면할 수 있다.
따라서 피해자는 위 세 가지 요건 사실을 중심으로 청구원인을 구성하면 된다. 이후 감독의무자가 면책을 주장하면, 감독의무를 다했는지를 둘러싼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쟁점이 된다.
Q3. 자녀가 특정 학생을 겨냥한 밈이나 합성물을 반복 유포했는데 부모가 끝까지 그 사실을 몰랐던 경우,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감독의무 위반이 부정되는가. 자녀의 온라인 활동을 어느 선까지 살폈어야 감독의무를 다한 것으로 평가받는가.
온라인 불법행위와 관련해 부모가 자녀의 행위를 몰랐다는 사실만으로 감독의무를 다했다고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부모가 미성년 자녀의 인터넷 사용과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한 공개적인 글 작성 등을 적절히 감독하고 통제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대전지방법원은 2023년 11월 7일 선고한 2022가단143978 판결에서 SNS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친권자의 인터넷 사용 및 공개적인 글 작성에 대한 감독·통제 의무를 다뤘다.
이러한 감독의무는 자녀의 인터넷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녀가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지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자녀가 특정 피해자를 겨냥한 밈이나 합성물을 반복적으로 유포했는데도 부모가 이를 몰랐다면, 그 사실만으로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자녀의 온라인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올바른 온라인 이용을 지도했는지, 인터넷·SNS 사용을 합리적으로 관리했는지 등이 감독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쟁점이 된다. 감독의무자가 면책을 받으려면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Q4. 보호처분 심리 과정에서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 그 합의가 이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피해자가 합의서에 어떤 문구를 남기면 민사 청구를 유지할 수 있는가.
소년보호사건 심리 중 합의가 이뤄졌더라도 합의의 범위와 문구에 따라 이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합의서에 민사상 청구를 유보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거나 합의의 목적이 형사절차상 위로금 지급에 한정된다는 점이 분명하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유지할 여지가 있다.
합의서를 작성할 때는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 지급하는 합의금의 성격을 형사절차상 위로금 또는 위자료로 특정할 것
② 합의 이후에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유보한다는 문구를 명시할 것
③ 부모 등 감독의무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합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할 것
합의서의 문구가 불명확하면 합의의 범위와 효력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민사상 청구를 유지하려는 피해자는 합의 단계에서 청구권 유보 여부와 부모에 대한 청구의 포함 여부를 명시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정형화된 합의서 문구에만 의존하기보다 합의의 목적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안전하다.
※ 이 기사는 기사 작성 과정의 일부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했으며, 기사 내용의 정확성과 책임은 본사에 있습니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
관련기사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