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1일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실에 따르면 2025년 교비회계 적립금이 늘어난 사립 일반대학은 전체 156곳 가운데 116곳이며, 이 가운데 104곳(89.7%)이 2026년 등록금을 인상했다.
홍익대 역시 적립금 증가와 등록금 인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에 본지는 홍익대가 공개한 2025학년도 교비회계 자금계산서와 적립금 공시, 2026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 등을 분석했다.
◆ 적립금 8562억…375억 더 쌓고 44억 인출
홍익대의 2025학년도 말 교비회계 적립금은 8562억2472만원이다. 전년 말보다 약 331억원 늘었다. 한 해 동안 374억6815만원을 새로 적립하고 44억112만원을 인출한 결과다.
목적별로는 건축적립금이 7629억9500만원으로 본지 계산 결과 전체 적립금의 89.1%를 차지한다. 장학적립금은 795억7538만원, 연구적립금은 135억2383만원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대학 재정 분석에 사용하는 ‘적립금 적립 대비 사용비율’ 산식을 홍익대 수치에 적용하면 2025학년도 사용비율은 11.7%다. 2024학년도 22.4%보다 낮아졌다. 최근 3년을 합산해도 신규 적립 약 1210억원에 인출은 약 188억원으로 사용비율은 15.5% 수준이다.
단순히 누적잔액이 크다는 것만으로 적립금 활용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건축적립금처럼 대규모 시설사업 시점에 맞춰 장기간 축적하는 기금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5학년도에는 이미 8000억원대 적립금을 보유한 상황에서 인출한 금액보다 8배 넘는 돈을 다시 적립했다.
실제 2025학년도 인출액 44억112만원 가운데 대부분인 43억6200만원은 건축적립금에서 나왔다. 장학적립금 인출은 3911만6000원이었고 연구적립금 인출은 없었다.
◆ 적립금 89%가 건축기금…건설 예산 집행률은 31.8%
적립금의 대부분이 건축 목적으로 조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시설투자 집행이 얼마나 뒤따랐는지가 적립 규모를 판단할 중요한 기준이 된다.
2025학년도 교비회계 자금계산서상 ‘건설중인자산’ 예산은 448억9033만원이었다. 실제 결산액은 142억7181만원으로 본지가 계산한 집행률은 31.8%다. 예산과 결산 사이에는 306억1852만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고정자산매입지출 전체로 넓혀도 예산 543억6454만원 가운데 실제 집행액은 224억2016만원이었다. 이와 별개로 같은 회계연도 건축적립금에는 342억7758만원이 추가로 적립됐다.
즉 건축에 사용할 재원을 343억원 가까이 더 적립한 해에 건설중인자산으로 실제 집행된 금액은 143억원 수준이었다. 적립금 조성 자체와 시설사업 집행은 성격이 다른 회계 행위지만, 건축재원을 쌓는 속도에 비해 실제 사업 집행 속도가 더뎠다는 점은 결산에서 확인된다.
대표적인 계속사업인 서울기숙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2025학년도 등록금회계에서 서울기숙사 신축에 집행된 금액은 38억2390만원이었다. 반면 같은 사업을 용도로 명시해 다음 회계연도로 넘긴 금액은 등록금회계와 비등록금회계를 합쳐 273억2767만원에 달했다.
◆ 이월금 예상보다 429억 많아…집행 속도 쟁점
사업 집행과 관련한 차이는 이월금에서도 확인된다.
2025학년도 교비회계 미사용차기이월자금은 예산상 130억9831만원이었지만 결산에서는 560억351만원으로 늘었다. 당초 예상보다 약 429억원 많았다. 등록금회계만 보면 예산 단계에서 별도 이월액을 잡지 않았지만 결산에서는 176억4551만원이 발생했다.
회계연도 종료를 앞두고 예상한 이월 규모와 실제 결산 사이에 429억원의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은 예산 편성과 집행 시점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있었다는 뜻이다. 적립금뿐 아니라 당해연도 사업비에서도 ‘얼마를 확보했느냐’보다 ‘언제 실제로 집행되느냐’가 문제로 남는다.
◆ 계속되는 공사 지연에 …학생회 “편성보다 집행이 문제”
이 같은 문제의식은 등록금 인상을 논의한 홍익대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장기간 등록금을 동결하는 동안 인건비 상승과 물가·환율 부담이 커졌고 상대적으로 시급성이 낮은 공사도 미뤄왔다며 등록금 인상 필요성을 설명했다.
반면 학생위원들이 집중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예산의 규모보다 실제 집행이었다. 서울캠퍼스 부총학생회장은 2023학년도부터 학생 측과 합의해 예산이 편성됐음에도 집행이 지연되거나 이뤄지지 않은 사업이 있었다며, 구체적인 집행 시점이 제시돼야 학교를 신뢰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학교는 장기간 동결로 미뤄온 지출을 인상 근거로 제시했지만, 학생 측은 새로운 부담을 요구하기에 앞서 기존 합의 사업의 이행 여부부터 따져야 한다고 맞선 셈이다.
◆ 적립금 늘어난 사이 등록금 2년 새 약 70만원 인상
같은 기간 학생들이 부담하는 등록금은 연이어 올랐다.
대학알리미 공시상 홍익대 서울캠퍼스 학부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2024학년도 약 840만원에서 2025학년도 약 884만원, 2026학년도 약 910만원으로 상승했다. 본지 계산으로 2년간 약 70만원, 8.34% 오른 수준이다.
세종캠퍼스도 같은 기간 약 850만원에서 약 924만원으로 74만원가량, 8.75% 상승했다. 교비회계 적립금과 결산은 서울·세종캠퍼스를 합한 학교 전체 회계 기준인 반면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캠퍼스별로 집계된다는 차이는 있다.
교육부는 ‘학교법인 및 사립대학 예산 편성 및 관리 유의사항’을 통해 등록금 책정 시 이월금과 적립금 비율이 높은 대학은 등록금을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법률상 강제력이 있는 규정은 아니다.
백승아 의원은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적립금을 쌓으면서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과도하게 적립금을 축적한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제한할 실효성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박상주 총장은 2024년 9월 제21대 홍익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누적된 8562억원의 적립금 전체를 박 총장 체제의 결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2025학년도 결산과 2025·2026학년도 등록금 인상 결정은 박 총장 취임 이후 이뤄졌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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