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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부산 중구민 노래자랑 관련 기부금 편취 유죄 원심 파기환송

기부금을 편취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2026-06-23 12:00:00

대법원.(로이슈DB)이미지 확대보기
대법원.(로이슈DB)
[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사기사건 상고심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해 이 사건 행사(부산 중구민 노래자랑)와 관련해 기부금을 편취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법원(부산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도21542 판결).

피고인(60대)은 사단법인 한국방송문화예술진흥원(한예진)의 이사장이고, 한예진은 2022년부터 부산 중구에 있는 유라리광장에서 ‘중구민 노래자랑’ 행사(이하 ‘이 사건 행사’)를 개최해 왔다.

피고인은 2023. 8. 22.경 피해자에게 ‘이 사건 행사를 '공원'에서 개최하는데 기부금을 내고 대회장을 맡아 달라.’는 취지로 거짓말했다. 그러나 사실 이 사건 행사는 위'광장'에서 개최하기로 정해져 있었고 장소를 변경하는 것도 불가능했기 때문에 피고인은 이 사건 행사를 공원에서 개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3. 8. 26.경 한예진 명의 계좌로 기부금 명목 500만 원을 이체받아 이를 편취했다.

1심(부산지방법원 2025. 5. 29. 선고 2024고정575 판결)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F공원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취지로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기부금 명목의 돈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이 기망을 한 사실이 없고, 설명 기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는 처음부터 문화원에 기부할 의사로 기부금을 납부했고, 추대 수락서를 자발적으로 작성했으므로 기망과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다고 주장했다.

원심(2심 부산지방법원 2025. 11. 26. 선고 2025노2167 판결)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주장 항소를 기각해 1심을 유지했다.

위 광장과 공원은 같은 부산 중구 내에 소재하고 있으나, 피해자는 자신이 공원 인근에서 자랐고 피해자의 지인들도 그곳에 살고 있어 공원에서 자신의 지인들을 모시는 행사를 진행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B는 2023. 8. 29.경 부산중구 문화관광과에 이 사건 행사의 본선일시를 변경하고자 보낸 공문에는 본선장소가 광장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기부금을 받고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던 광장에서 공원으로 장소 변경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동종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그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은 점을 참작했다.

피고인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행사를 후원하는 취지의 기부금을 지원받음에 있어서 피해자를 기망해 위 기부금을 편취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지인들의 편의 차원에서 이 사건 행사가 보다 가까운 공원에서 개최되는 것을 선호했을 뿐, 개방적인 성격의 이 사건 행사 개최장소가 광장인지 공원인지는 일반적, 객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광장과 공원의 장소적인 근접성을 고려할 때 위 장소의 차이로 말미암아 기부의 목적 달성에 중대한 장애가 발생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피해자가 공원 인근의 지인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이 사건 행사가 진행되기를 원했다거나 피고인이 이 사건 행사가 공원에서 진행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작성한 ‘추대 수락서’에 그러한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행사의 목적과 취지에 비추어 피해자 개인이나 그 지인들을 위한 사적인 행사로 변경되어 기획, 진행되었다고 할 수 없어 기부행위의 본질적 요소에 관해 피해자를 기망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사건 행사와 관련해 기부금을 편취했다고 판단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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