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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교통사고, 단순 실수 아닌 ‘도주치상’ 될 수 있어

2026-06-23 0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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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대표변호사
[로이슈 진가영 기자] 뺑소니 교통사고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중대 교통범죄 중 하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뺑소니 교통사고는 연간 6,000~7,000건대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고 직후 순간적인 두려움이나 당황스러움으로 현장을 이탈했다가 블랙박스, CCTV, 목격자 진술, 차량 동선 분석 등을 통해 피의자로 특정되는 운전자들도 적지 않다.

운전자들이 흔히 하는 착각은 “피해자가 괜찮다고 말해서 가도 되는 줄 알았다”, “당황하고 무서워서 잠시 자리를 피했다”, “사고가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가볍게 인정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사고 후 피해자 구호, 인적 사항 제공, 경찰 신고 등 필요한 조치가 충분히 이루어졌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명확한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다면 운전자에게 도주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특히 사고 직후 정차하지 않았거나, 피해자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연락처 제공 없이 자리를 벗어난 경우에는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혐의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

특가법상 도주치상죄는 교통사고로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뒤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 성립할 수 있다. 혐의가 인정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까지 예정돼 있어 일반 교통사고보다 훨씬 중하게 다뤄진다.

행정처분도 함께 문제된다. 도로교통법상 사람을 사상한 후 필요한 조치와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운전면허 취소 및 결격기간이 적용될 수 있다. 일반적인 뺑소니 사안은 운전면허 취소일부터 4년간 운전면허를 다시 받을 수 없고, 음주운전·약물운전 등 특정 사유와 결합해 사람을 사상한 뒤 조치와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위반일 또는 취소일을 기준으로 5년의 결격기간이 문제될 수 있다.

실제 대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상해 인정 여부’와 ‘도주의 고의성’이다. 피해자의 진단서가 제출됐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곧바로 특가법상 상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부상 정도와 치료 경과, 사고 충격의 정도, 기존 질환 여부, 사고와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또한 도주의 고의성은 사고 직후 운전자의 행동을 중심으로 판단된다. 정차 여부, 피해자의 상태 확인 여부, 구호 조치 시도 여부, 인적 사항 제공 여부, 경찰 또는 보험사 신고 여부, 피해자와의 대화 내용, 주변 목격자 진술 등이 함께 검토된다. 따라서 블랙박스 영상과 현장 상황 자료를 통해 고의적 도주가 아니었다는 점을 소명하거나, 최소한 참작 사유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라면 무리한 부인보다 피해 회복과 양형 대응이 중요할 수 있다. 신속하고 진정성 있는 합의, 처벌불원서 확보, 사고 직후 조치 경위에 대한 소명, 재발 방지 노력, 보험 처리 및 치료비 지급 여부 등은 선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도주치상 혐의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형사책임과 양형 문제를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

경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을 때 중한 처벌이 두려워 섣불리 혐의를 전면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식의 진술을 반복하는 것은 위험하다. 블랙박스, CCTV, 차량 이동 기록, 통화 내역 등 객관 자료와 진술이 어긋날 경우 수사기관은 도주 고의나 불성실한 태도를 의심할 수 있고, 이는 사건을 더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

경찰 첫 출석 전에는 블랙박스와 주변 CCTV 확보 가능성, 사고 전후 통화·문자 내역, 피해자와의 연락 과정, 보험 접수 여부, 병원 진료 기록, 현장 사진, 차량 파손 정도 등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이후 수사기관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 수 있는지 예상하고, 사실관계와 법리 쟁점을 구분해 일관된 진술 방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교통조사팀장 출신으로 인명 피해 교통사고, 뺑소니,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사건을 직접 조사하고 수사 지휘한 경험에 비추어 보면, 뺑소니 교통사고는 단순히 “잠시 자리를 피했을 뿐”이라는 설명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사고 직후 정황, 피해자의 부상 정도, 운전자의 정차 여부, 구호 조치 여부, 블랙박스와 CCTV 자료가 어떻게 해석되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결국 뺑소니 교통사고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거나 피해자와의 합의만으로 끝나는 사안이 아니다. 초기 단계부터 교통 수사 실무와 도로교통법, 특가법상 도주치상 법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전문가와 함께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하고 합리적인 대응 방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대표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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