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서울중앙지법이 한국가스공사의 책임을 인정하며 삼성중공업에 약 3,00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국책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LNG 화물창(KC-1)의 설계상 하자가 법원 판단으로 인정되면서, 수천억 원 규모의 민사상 배상 책임이 현실화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는 지난 16일 삼성중공업이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가스공사는 삼성중공업에 2996억 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KC-1 기술의 실질적 개발 주체가 가스공사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하자 없는 설계를 제공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사건의 출발점은 가스공사가 주도해 개발한 KC-1 화물창을 적용한 LNG 운반선에서 발생한 콜드스팟(Cold Spot) 현상이다. 이는 선체 일부의 온도가 허용 기준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으로, 선박의 안전성과 운항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결함으로 문제 제기됐다.
이 결함으로 삼성중공업은 선주사와의 해외 중재 재판 및 합의 과정에서 손해배상금 약 3964억 원, 합의금 276억 원 등 총 42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했다. 이후 삼성중공업은 “설계의 원천적 책임은 가스공사에 있다”며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한국가스공사는 KC-1 기술의 실질적 개발자이자 제공자로서, 해당 기술이 적용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측하고 이를 방지할 설계상 안전성을 확보할 의무가 있었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이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을 불법행위 책임으로 인정했다.
다만 법원은 삼성중공업 역시 시공 및 검증 과정에서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고, 가스공사의 책임 비율을 전체 손해액의 70%로 제한했다. 그 결과 가스공사가 부담해야 할 배상액은 약 3000억 원 규모로 산정됐다.
문제는 이 판결이 단순한 민사 분쟁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KC-1은 ‘국산 LNG 화물창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된 국책 성격의 기술이다. 그 기술의 설계상 책임이 법원 판단을 통해 인정되면서, 그 부담이 공기업 재무로 전가되고, 나아가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판결은 국책 기술 개발 과정에서의 검증 시스템과 책임 구조, 위험 분산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묻는다. 수천억 원 규모의 손실이 현실화될 때까지, 어느 단계에서도 구조적인 제동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함께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법원은 한국가스공사를 단순한 기술 제공자가 아니라, 해당 기술 개발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주체로 명시했다. 이는 향후 KC-1과 유사한 국책 기술 사업 전반에 대해 책임 구조 재정립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한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기술 실패의 대가는 누가, 어떻게 책임지는가’라는 질문을 수천억 원 규모의 청구서로 구체화한 사건”이라며 “그 청구서는 지금, 공기업과 그 뒤에 있는 공적 재정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는 지난 16일 삼성중공업이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가스공사는 삼성중공업에 2996억 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KC-1 기술의 실질적 개발 주체가 가스공사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하자 없는 설계를 제공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사건의 출발점은 가스공사가 주도해 개발한 KC-1 화물창을 적용한 LNG 운반선에서 발생한 콜드스팟(Cold Spot) 현상이다. 이는 선체 일부의 온도가 허용 기준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으로, 선박의 안전성과 운항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결함으로 문제 제기됐다.
이 결함으로 삼성중공업은 선주사와의 해외 중재 재판 및 합의 과정에서 손해배상금 약 3964억 원, 합의금 276억 원 등 총 42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했다. 이후 삼성중공업은 “설계의 원천적 책임은 가스공사에 있다”며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한국가스공사는 KC-1 기술의 실질적 개발자이자 제공자로서, 해당 기술이 적용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측하고 이를 방지할 설계상 안전성을 확보할 의무가 있었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이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을 불법행위 책임으로 인정했다.
다만 법원은 삼성중공업 역시 시공 및 검증 과정에서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고, 가스공사의 책임 비율을 전체 손해액의 70%로 제한했다. 그 결과 가스공사가 부담해야 할 배상액은 약 3000억 원 규모로 산정됐다.
문제는 이 판결이 단순한 민사 분쟁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KC-1은 ‘국산 LNG 화물창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된 국책 성격의 기술이다. 그 기술의 설계상 책임이 법원 판단을 통해 인정되면서, 그 부담이 공기업 재무로 전가되고, 나아가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판결은 국책 기술 개발 과정에서의 검증 시스템과 책임 구조, 위험 분산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묻는다. 수천억 원 규모의 손실이 현실화될 때까지, 어느 단계에서도 구조적인 제동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함께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법원은 한국가스공사를 단순한 기술 제공자가 아니라, 해당 기술 개발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주체로 명시했다. 이는 향후 KC-1과 유사한 국책 기술 사업 전반에 대해 책임 구조 재정립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한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기술 실패의 대가는 누가, 어떻게 책임지는가’라는 질문을 수천억 원 규모의 청구서로 구체화한 사건”이라며 “그 청구서는 지금, 공기업과 그 뒤에 있는 공적 재정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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