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경기 군포)은 “산안공이 운영 중인 ‘위기탈출 안전보건’ 앱이 17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에게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이학영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앱 다운로드 47만 8,116건 중 외국인 이용자는 5,299명(1.1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E-9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노동자 23만 1,638명과 비교하면, 실제 이용률은 2.3% 수준이다.
앱 콘텐츠 구성도 ‘언어만 번역된 형식적 서비스’ 수준이었다. 최근 3년간 등록된 535편의 영상 중 84%가 한국어로 제작됐으며, 외국어 영상은 86편(언어별 평균 5편)에 불과했다. 영상 조회수 또한 언어별 평균 100회 미만으로, 실질적 이용은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이 의원은 “산재로 매년 수백 명이 목숨을 잃는데, 정작 외국인 노동자가 이해할 수 있는 안전 콘텐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산안공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 사업에서도 대규모 허위 수행이 적발됐다.
안호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산안공이 지정한 청주 소재 A 업체는 2024년 총 28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서류만 작성한 ‘가짜 컨설팅’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체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공단으로부터 A등급을 받아왔다. 심지어 중대재해가 발생한 직후에도 ‘우수 평가’를 유지했다.
안 의원은 “허위 컨설팅 업체가 공단 인증에서 최고등급을 받는 건 평가체계의 붕괴”라며 “산안공이 감독기관으로서 최소한의 검증 기능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24년 공단 지정 민간 지도기관 249곳 중 64곳(25.7%)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중 이사장이 취임 후 ‘안전혁신’을 내세웠지만, 외국인 노동자 대상 정책과 현장 컨설팅 모두 부실이 드러나면서 공단의 시스템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안공이 산업안전 ‘홍보기관’으로 전락했다”며 “현장 중심의 실효적 관리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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