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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 212일 만에 첫 교섭… "세종호텔 오세인 대표는 결단하라"

2025-09-03 18:20:46

[로이슈 전용모 기자]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9월 12일 오후 2시 서울고용노동청 노사협력관실에서 세종호텔 고진수 해고노동자의 고공농성 212일만에 처음으로 교섭이 열린다고 밝혔다.

(노측)=허지희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사무국장), 최대근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위원장),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 (사측)=오세인 세종호텔 대표, 관리팀장, (서울고용노동청)= 권태성 서울고용노동청장, 노사상생지원과장, 상황실장.

이 교섭은 세종호텔 해고자 복직과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고진수 지부장은 가로세로 80cm의 공간에 몸을 구겨넣고 40도의 폭염과 극한호우를 버티고 있다. 열사병과 같은 증상을 겪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근육은 다 빠지고, 관절이 굳어가고 있다.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다. 하루도 더 늦출 수 없다. 오세인 대표가 해고자 복직을 결단해야 한다.

서울 중구 명동에 소재한 세종호텔은 2021년 12월 10일, 코로나19를 핑계로 민주노총 조합원 12명에 대한 표적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지난 3년 9개월 동안 세종호텔지부는 일방적인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호텔 앞 천막농성을 시작으로 1인 시위와 집회, 거리행진과 오체투지 등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전개했다. 급기야 고진수 지부장은 지난 2월 13일,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호텔 앞 2차선 도로 위 10미터 높이의 철제 구조물에 올라가 지금까지 고공농성(9월 3일 현재 203일째)을 진행하고 있다.

세종호텔은 세종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대양학원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수익용 기본자산이다. 그래서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과 시민들은 대양학원 재단 이사회(이사장 최세모)가 세종호텔 해고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더구나 대양학원 재단 이사회에는 재단 설립자의 3세인 주대성 씨가 2024년 이사로 취임해있다.

마침내 8월 14일 대양학원 재단 이사회는 제5차 이사회를 열고 오세인 세종호텔 대표도 참석한 자리에서 세종호텔 해고 문제에 대해 안건 논의했다. 지난 3년 9개월 동안의 복직 투쟁과 200일 가까운 고공농성, 12.3 불법계엄에 맞서는 윤석열 퇴진 광장 시민들의 연대, 국회의 노력, 노동부장관의 고공농성 현장 방문 등의 성과가 모아진 덕분이다. 이날 이사회 전원은 오세인 대표에게 복직 문제에 대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의견을 모았고, 해결방안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사회가 열린 지 2주가 지나도록 세종호텔 오세인 대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지난 3년 9개월 동안, 그리고 고공농성 200일이 되도록 단 한차례도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그래서 8월 28일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세종호텔 앞에서 진행되던 중 해고노동자들과 공대위는 직접 교섭공문을 들고 세종호텔 로비에서 교섭을 요구하며 오세인 대표를 기다렸다. 1시간 가량 지날 무렵 오세인 대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서울고용노동청을 통해 오세인 대표가 교섭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고, 9월 둘째 주로 교섭일자를 잡기로 했다. 그리고 9월 1일, 교섭일자를 9월 12일로 확정했다.

고공농성 212일만에, 해고 3년 9개월만에 열리는 교섭이다. 대양학원 재단 이사회에서 해결방안을 마련하도록 논의한 만큼, 오세인 대표는 실질적인 복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여태까지 대양학원 재단과 세종호텔 오세인 대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사태를 악화시켜왔다.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 앞에서 더는 이런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적, 정치적 이목이 집중된 만큼, 추석 전 복직 합의를 통해 고진수 노동자가 안전하게 땅을 밟고, 해고노동자가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오세인 대표는 결단해야 한다. 해고노동자들을 복직시켜서 연회장을 다시 열고, 3성으로 떨어진 호텔등급을 4성으로 다시 올려 호텔 정상화로 나아가야 한다.

[교섭 추진 경과]
-2021년 12월 10일 : 민주노총 조합원 12명 정리해고.
-2025년 2월 13일 : 고진수 지부장 고공농성 돌입.
-2025년 8월 14일 : 대양학원 재단 이사회 5차 회의, 세종호텔 복직 문제 해결방안 마련 논의.
-2025년 8월 28일 : 세종호텔 로비에서 교섭 요구, 9월 둘째주로 교섭 일정 잡기로 확약.
-2025년 9월 1일 : 9월 12일로 교섭일자 확정.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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