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사례로, 구포를 경유하는 KTX 경부선 노선은 최대 운행시간이 3시간 24분으로 수원을 경유하는 노선보다 1분 늦게 도착하지만 운임은 5,100원 더 비싸게 책정돼 있다. 요금 기준으로 보면 구포 경유 노선이 수원 경유 노선보다 약 11% 더 비싼 셈이다. 더 오래 걸리는 열차를 이용하면서도 더 많은 요금을 부담하는 구조다.
또한 울산을 경유하는 노선은 최대 운행시간이 2시간 56분이고 운임은 59,800원인데, 서대구를 경유하는 노선은 최대 운행시간이 2시간 55분으로 더 짧지만 운임은 59,400원으로 오히려 저렴하다. 이처럼 도착시간이 더 늦은 열차가 더 비싼 요금을 받는 경우가 실제로 존재한다.
같은 노선 내에서도 정차역 수나 배차 방식에 따라 운행시간이 크게 달라지지만 요금은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울산 경유 노선의 경우 최소 운행시간이 2시간 18분, 최대는 2시간 56분으로 38분 차이가 나고, 서대구 경유 노선도 최소 2시간 27분에서 최대 2시간 55분까지 운행시간 차이가 발생하지만 요금은 모두 동일하게 책정돼 있다.

현재 철도공사는 KTX 운임을 차량의 서비스 등급에 따른 킬로미터당 단가에 실제 운행거리를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하고 있으며, 서비스 등급은 차량과 운행 선로의 등급 중 낮은 쪽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여기에 별도로 정한 실행임률을 적용해 최종 운임이 결정된다.
곽 의원은 이러한 산정 체계가 철도공사의 내부 회계 기준에는 부합할 수 있지만, 실제 이용자인 승객 입장에서는 차량 종류나 선로 등급, 실행임률 같은 개념은 이해하기 어렵고, 대부분 운행시간이 열차 선택의 가장 큰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체감과 가장 밀접한 요소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현행 체계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곽규택 의원은 “KTX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시간과 비용의 균형을 따져 선택하는 대표적인 고속 교통수단”이라며 “공급자 중심의 기술적 기준에서 벗어나 실제 운행시간, 정차역 수, 혼잡도 등 이용자 체감 요소를 반영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운임 체계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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