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강간은 형법 제299조에 따라,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을 때 이를 이용해 간음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다. 일반적인 강간죄와 마찬가지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으며, 만일 범행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하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까지 가능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만취 상태의 피해자와 관계를 가진 경우다. 상대방이 의사 표현이 어려울 정도로 술에 취해 있었다면,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준강간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해당 행위가 서로 합의하에 이루어진 관계인지, 아니면 피해자의 판단 능력이 명확히 떨어진 상태였는지를 놓고 입장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피해자와 피의자가 사적으로 친분이 있었거나, 술자리를 함께 한 후 성관계에 이르렀다면 그날의 분위기와 당사자의 상태에 대한 사실관계 판단이 핵심 쟁점이 된다.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진술이 일관성 있고 구체적이며, 외부 정황과 부합한다고 판단되면 다른 명확한 물적 증거 없이도 기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준강간 사건은 현장에 제3자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사기관은 진술과 정황 증거에 의존하게 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피해자의 진술의 구체성과 외부 정황과의 부합 여부를 중시하며 사건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객관적인 증거를 수집하여 진술의 신빙성을 입증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증거 자료로는 사건 전후 주고받은 메시지, 통화기록, SNS 내역, 사건 장소와 시간대의 CCTV 영상, 술을 마신 양과 당시 피해자의 상태를 입증할 수 있는 목격자 진술, 병원 기록이나 진단서, 카드 결제 내역 등이 있다.
법무법인YK 강남주사무소 안수지 형사법 전문 변호사는 “준강간 사건의 핵심은 성관계 자체보다는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가 정말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 여부에 있다. 수사기관 또한 이 점을 파악하기 위해 당사자의 진술부터 사건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다양한 정황 증거를 활용하게 된다. 성범죄의 특성상 당사자의 진술이 가지는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준강간과 같은 중대한 성범죄 사건은 당사자 모두에게 법적·사회적 파장을 남길 수 있는 만큼, 초기부터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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