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부는 "A씨가 녹음파일이 현출되지(드러내지) 않은 징계 절차에서 해당 발언을 모두 인정했다"며 "설령 녹음파일을 들었기 때문에 징계 절차에서 자신의 발언을 인정했다고 해도 그런 사정만으로 원고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진술, 신고 상담 내용 등 변론 과정에서 나타난 다른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해보면, A씨가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공개된 교실에서 여러 학생이 있는 상황에서 한 원고의 발언은 교사가 학생에 대한 지도·교육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정당한 훈육 수준을 넘어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며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이 과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였던 A씨는 2018년 자신의 반 학생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학교 다닌 것 맞아?" 같은 발언을 해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고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서울시 교육감은 A씨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했다.
1심 재판부는 '사인 간 대화 녹음을 금지하고, 대화 내용을 징계 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통신비밀보호법의 취지를 감안하면, 녹음파일이 징계 절차의 직접 증거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해도 A씨가 징계 사실을 인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녹음파일을 분명히 배제하지 않은 채 존재와 내용을 참작해 이뤄진 징계양정은 그 자체로 타당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정직 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김도현 로이슈(lawissue) 인턴 기자 ronaldo07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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