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번 재난으로 75명의 인명피해가 났는데 이들중 다수는 60세 이상의 고령자와 장애인이다.
2021년 보건복지부의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공공 및 민간 부문(교육시설, 복지시설, 의료기관 등) 2,194개 기관 중 57.6%가 장애인을 위한 재난 대응 및 대피 계획을 갖추지 않고 있었다.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지역의 미비율이 높았으며, 그 이유로는 ‘필요성 인식 부족’(40.3%), ‘내부 지침 및 규정 부재’(29.0%) 등이 꼽혔다. 이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규정한 ‘안전취약계층’(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을 고려한 대응이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2022년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 제2·3차 국가보고서 심의에서, 현행법 상 장애인을 위한 위험 예방 및 재난대응 정책과 절차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난위험감소를 위한 「센다이 프레임워크」 이행 과정과 기후변화 대응에서 장애인과 장애인단체의 참여가 미흡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장애인을 포함한 포용적이고 접근 가능한 재난대응계획을 수립할 것, 모든 단계에서 장애인단체와 긴밀히 협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장애인은 여전히 재난 앞에서 무력하며, ‘기적’과 ‘선의’에 의존해야만 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장애학계는 성명에서 이번 산불을 계기로 장애인의 재난 위험 감소 및 대응체계를 철저히 점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재난 대응 미비로 인해 장애인의 삶이 더욱 불평등하게 고착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에 강력 요구한 사항은 네 가지다.
△재난의 예방, 대피, 복구, 회복을 포함한 전 과정에서 모든 장애 유형과 사회적 장벽을 고려한 장애 포괄성의 원칙을 수립하고, 모든 단계에서 동등한 접근성과 참여권 보장 △농어촌 환경, 정보 및 교통 접근성 부족, 집단거주시설이나 병원 등과 같이 재난 예방과 대응에 취약한 환경에 있는 장애인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지원 방안 마련 △ 이재민 지원 및 피해 복구 과정에서 장애인 및 가족·친족이 돌봄, 이동 및 접근, 고립 등으로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활동지원서비스를 포함한 적극적 사회서비스를 보장하고, 접근 가능한 대안 주거와 교통수단, 건강 특성을 고려한 심리사회적·의료적 지원서비스 제공 △재난 대응에서의 장애인 분리 통계를 구축하고, 이번 산불 피해 장애인 가구의 재난 이전 평소의 일상생활과 사회참여 실태, 각종 서비스 지원 현황 등을 전수조사함으로써 가중된 재난 피해의 사회적 원인 규명이 그것이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