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관찰관은 징역형을 선고받지 않고 사회에서 처분을 받은 범죄자나 출소 후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범죄자를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교도소에 수감된 범죄자의 대부분은 결국 사회로 돌아오게 되며, 이들이 재범하지 않고 사회에 정착하도록 돕는 것이 보호관찰관의 주요 역할입니다. 보호관찰관 업무는 범죄자에 대한 단순 관리가 아니라, 때로는 지원을 제공하고 때로는 엄격한 통제를 해야 하기에 범죄자의 재범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처럼 보호관찰관은 범죄자의 재사회화와 재범 방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그들의 직무 만족도는 서비스 품질과 공공 안전에 직결됩니다. 따라서 보호관찰관의 직무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보호관찰관들의 직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직무 만족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이미지 확대보기보호관찰관은 사회 내 처분을 받은 범죄자나 출소자를 감독하고 지원하여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 적응을 돕는 임무를 수행한다. /사진=넷플릭스 〈무도실무관〉에서 보호관찰관 역할을 맡은 배우 김성균. /사진출처=넷플릭스
■왜 연구했나?
보호관찰관은 범죄자를 관리하는 동시에,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이중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경찰과 같은 법 집행자의 역할과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혼합돼 있어, 이 과정에서 역할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 보호관찰관의 직무 만족도는 단순히 개인의 행복과 건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질과 범죄 예방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만약 보호관찰관의 직무 만족도가 낮아진다면 보호관찰 대상자에 대한 관리와 지원의 질이 떨어지고, 이는 범죄 예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이나 교정공무원과 비교했을 때, 보호관찰관의 직무 환경과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이에 연구진은 보호관찰관의 직무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해 근무 환경을 개선할 방법을 찾고자 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직무 만족이란 개인이 자신의 직무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나 태도이다. 보호관찰관의 경우, 직무 만족은 보호관찰관이 직무에 대해 기대하는 것과 실제 직무 간의 차이에서 생기는 심리적 반응이다.
이 연구에서는 일반보호관찰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2014년 형사정책연구원의 데이터를 2차 분석하여, 전반적 직무 만족(overall satisfaction)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직무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개인적 요인(성별, 연령, 근무연수, 입직경로)과 조직적 요인(대상자의 수, 대상자 통제 가능성 및 두려움)으로 나눠 측정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우선, 연령이 높을수록 직무 만족도는 낮았다.
기존 연구에서는 연령이 직무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상반된 결과를 보였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연령이 높을수록 오히려 직무 만족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즉,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젊은 보호관찰관 일수록 직무 만족도가 높았다.
다음으로는 대상자를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낄수록 만족도가 낮았다.
보호관찰관이 담당하는 대상자 수 자체는 직무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대상자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거나, 보호관찰 대상자로부터 피해를 입을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낄수록 직무 만족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호관찰관이업무에서어느정도의재량권과통제력을가지고있다고느끼는것이중요했다. 특히, 보호관찰관이직무수행중폭력이나위협을경험할가능성이크다고생각하면, 직무만족도가급격히떨어지는경향이나타났다. 이는업무환경의안전성이보호관찰관의직무만족도를결정하는중요한요소라는점을시사한다.
■연구의 시사점
연구진은 보호관찰관의 직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호관찰관의 권한 강화 :
보호관찰관이 범죄자의 폭력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이 부족하다. 보호관찰관이 대상자의 폭력 행동을 막을 수 있는, 경찰과 유사한 공권력 행사 능력을 부여하는 내부 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
안전 장비 및 시스템 구축 :
보호관찰관이 현장에서 대상자를 대면할 때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감호 인력 배치, 보호장비 지급, 동료 직원 동행 규정 마련 등의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청원경찰 및 특별사법경찰관 제도를 확대하여, 보호관찰관이 단독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심리적·법률적 지원 시스템 마련 :
보호관찰관이 직무 수행 중 폭력을 경험했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법률 지원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피해를 입은 보호관찰관을 위한 심리 상담 및 치료 지원, 법률 상담, 금전적 보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직무 환경 평가 및 예방 매뉴얼 마련:
보호관찰관이 스스로 직무 환경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매뉴얼을 숙지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보호관찰관의 직무 만족도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보호관찰 서비스의 질과 공공 안전에도 직결된다. 보호관찰관의 업무 환경이 개선되면, 궁극적으로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을 막고 공공 안전을 강화하는 데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 연구 논문
부민서·조윤오(동국대학교), 2021., <보호관찰관의 직무만족 영향 요인에 관한 연구>, 한국범죄심리연구.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연구자로미국신시내티대학교형사정책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 주요연구및관심분야는범죄행위의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분류및위험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교정개입의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실무자의직장내스트레스요인, 인력유지및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범죄자및개입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