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27일 현대중공업 가공소조립부에서 일하다 쓰러져 회복하지 못하고 3월 9일 결국 유명을 달리한 고 신명철 노동자의 유족은 아직까지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고 신명철 노동자가 소속됐던 ㈜영진의 대표는 유족이 요구한 기존자료 제공조차 거부하고 있고 책임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 신명철 노동자의 유족들과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 민주노총울산본부 노동안전보건위원회은 3월 21일 ㈜영진 대표와 현대중공업의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후 원청인 현대중공업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경비대에 막혀 정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대답없는 ㈜영진의 대표와 현대중공업의 태도에 분노한 유족들은 현대중공업 정문 건너편에 고 신명철 노동자의 빈소를 마련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저녁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고인의 영정을 들고 원하청 사측의 진심어린 사과와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경비대는 매일 아침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유족들에게 ‘전달하겠다’는 말만 반복하며 유족들을 막아서기만 했다는 것이다.
고 신명철 노동자의 유족이 현대중공업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한지 3일째인 3월 23일 급기야 현대중공업 경비대가 유족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전 7시 37분경 고인의 영정을 들고 현대중공업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던 유족대표를 현대중공업 경비대는 거칠게 밀쳐 쓰러뜨렸고, 이 과정에서 고인의 영정은 부서졌다. 또한 경비대는 유족 폭행에 항의하던 노동자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저지르는 만행을 저질렀고, 결국 하청지회 부지회장이 허리를 다쳐 응급실로 이송됐다.
하청지회는 “현대중공업 경비대의 폭행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하청지회 간부는 물론, 정규직노조인 현대중공업지부 집행간부조차 경비대의 폭행에 부상당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사업장 안에서 일하다 갑자기 쓰러져 결국은 유명을 달리한 하청노동자의 유족 폭행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하청지회는 이번 폭행사건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직접 폭행을 가한 경비대는 이미 특정되었으며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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