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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인권위원회, '페미싹수파릇파릇페스타' 행사 가져

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 페미니즘 행사

2023-02-20 12:41:04

(사진제공=진보당)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제공=진보당)
[로이슈 전용모 기자] 진보당 인권위원회는 지난 18일과 19일 양일에 걸쳐 서대문구 한빛빌딩에서 “2023 페미싹수파릇파릇 페스타” 행사(이하 페미 페스타)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페미 페스타는 “날 때부터 페미니스트인 사람은 없다”는 슬로건으로 진행되었으며, 10대에서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지역에서 참가한 60여 명의 페미니스트들과 함께했다.
김남영 인권위원장은 행사를 시작하며 “페미니스트 사이의 차이와 이견을 좁히기 위해 마련된 행사인만큼, 이 안에서는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교류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며 당부했다.

한 참가자는 “또래 여성 페미니스트들과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장이 마련되어 좋았다”며 “지방 지역에서도 개최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페미 페스타는 다양한 강연과 행사로 진행됐다. 1일차(18일)에는 ‘대한민국 페미니즘의 역사’를 주제로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의 강은희 전문위원의 강연이 있었다. 강 위원은 18세기부터 이어져온 페미니즘의 역사와 한국에서의 페미니즘 역사를 해설하며 “페미니즘은 학문으로만 존재하는 이론이 아니며, 운동과 결부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과 정당, 노동조합 등 다양한 사회단체와 의사결정 기구, 경제적 기구에서 여성의 조직화와 세력화를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현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디지털 페미니즘 그 이후 – 래디컬 패미니즘의 명함’ 강연에서 1960년대 미국의 제2물결 페미니즘 운동과 한국에서의 래디컬 페미니즘의 유사성을 해설했다. 이 교수는 디지털도시화와 자아상실의 공포, 신자유주의적 경쟁의 삶이 낳은 불안감이 정체성 정치로서 ‘생물학적 여성’의 강조를 낳았다고 봤다.
2일차에 진행된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의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이 가능할까?’ 강연은 김 소장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김 소장은 “여기 계신 분들은 본인의 정체성이 아닌 다른 운동, 예를 들어 동물권이나 장애인 운동에 연대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남성도 페미니즘을 할 수 있는게 아닐까”라며 역설했다. 이어 김 소장은 “남성들이 군대와 일자리에서의 겪는 억압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그 원인과 대상을 여성에게 찾도록 만드는 사회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와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주의에 맞서 싸워나가는 페미니즘이 남성들에게도 이롭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희 덕성여대 교수는 근대적 성매매의 시작은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들을 성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국가에서 운영한 ‘공창제’ 였으며, 이후로도 성매매는 국가와 사회가 남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키워져왔다는 것을 강조했다.

현대에 들어서 한국의 성매매는 남성동성사회(호모소셜)를 강조하고 남성 사이를 접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매매에 대해 ‘성노동’이나 ‘성착취’라고 규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성매매가 국가와 자본주의 사회 구조를 지탱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 채 싸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끝으로 청년진보당 홍희진 대표와 서울 노원구의회의 진보당 최나영 의원의 “여성혐오의 정치를 넘어서! 여성있수다” 좌담회가 마련됐다.
홍희진 대표는 “이대남이라는 것은 기성정치가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낸 프레임일 뿐 현실과 다르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홍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깎아내고 있는 예산으로 청년들이 고통받고 있다. 온갖 청년 센터들이 문을 닫고 있는데, 그중에는 성폭력 피해여성 상담센터들도 있었다. 실제로 상담을 받다가 상담센터가 문을 닫아서 상담을 지속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또 “페미니즘 정치가 필요하고 여성 혐오의 정치를 뛰어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직접 만들어나가야 한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만드는 정치가 여성 혐오 정치를 뛰어넘을 수 있다”며 여성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했다.

최나영 노원구 의원은 “진보정당에서 여성은 보조가 아니라 주력이다. 이중 삼중의 차별에 고통 받는 여성들은 정치를 잘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진보정치에서 여성의 역할을 주문했다. 최 의원은 “의원이 아니던 시절, 여성 청소년이 집에 가는 길이 무섭다는 민원을 들었다. 그때 학교 앞 어두운 골목을 찾아보니 300개의 제보를 받았고, 그중 150개의 여성 안심 가로등과 CCTV를 설치해냈다. 의원이 아니더라도, 주민의 힘을 모으면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이어 “이후에도 구의회 내에서 이뤄지는 일상적 여성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달 사무실을 공릉동 과기대 앞에 여는데 이 사무실을 청년 당원들을 위한 공간으로, 청년과 여성, 청소년이 꿈을 키워나가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며 좌담회를 마쳤다.

한편 60여 명의 참가자들은 양일간 진행된 행사에서 “같은 뜻을 가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토론도 하고 얘기도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정말 뜻깊었다”, “다음에도 이런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부산에서는 이런 강연을 듣기 어려웠는데, 질 좋은 강연과 토론이 이어져서 꿈만 같았다”, “여성들의 정치참여에 대해 용기와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며 입을 모았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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