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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강서소방서장 "소방차 전용주차구역은 비울수록 안전한 공간"

2021-11-04 19: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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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강서소방서장(소방정) 박해영.(사진제공=부산소방재난본부)
[로이슈 전용모 기자] 2013년 12월 11일 저녁 10시경 부산시 북구 화명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어머니와 함께 어린아이 3명이 모두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어머니는 한 살 배기 딸과 여덟 살 아들을 두 팔로 감싼 채 쓰러진 상태로 아파트 발코니에서 발견됐고 아홉 살 첫째 딸은 현관문 쪽 작은 방에서 발견됐다. 그 뜨거운 화마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죽는 순간까지도 아이들을 온몸으로 감쌌던 어머니의 모성애는 우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 당시 화명동 화재가 발생하여 소방본부 119상황실로 화재신고가 접수되고 나서 소방차와 소방대원들이 즉시 출동했으나, 아파트 단지 내 2중 주차 등 소방차 전용구역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소방대원들이 장비를 들고 불이 난 아파트 현관 입구까지 걸어서 진입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보통 화재발생 후 5분이 지나면 화재는 성장기를 거쳐 급속하게 확산되어 최성기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주택화재는 초기에 대피와 화재진압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도로가 좁고 주·정차 차량이 많은 관계로 소방차 출동이 늦어지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공동주택(아파트 단지), 상업시설이나 위락시설이 밀집되어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 번화가에서는 불법주·정차 차량이나 진입로 공간의 장애물 방치로 인해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이 아직도 존재한다.

시민들의 의식개선을 위해 전국 소방관서에서는 소방통행로 확보를 위해 매월 정기적으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주차 공간이 부족해 놀이터까지 없애고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퇴근 후 주차할 곳을 찾기 위해 차들이 빽빽한 주차장을 몇 번 돌다 보면 무심코 '소방차 전용구역'이라고 페인트로 구획되어 있는 주차공간이 내심 유혹하기도 한다.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소방자동차에 진로를 양보하지 않는 등 출동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2018년 8월 10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주택 건설사업 계획 승인 또는 건축허가를 신청하는 공동주택 중 100세대 이상 아파트와 3층 이상의 기숙사는 소방차 전용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따라서 누구든지 소방차 전용구역에 주차하거나 진입을 가로막는 등의 방해를 해서는 안 되며, 그러한 행위를 할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제도적인 규제행정만으로는 소방목적 달성을 이루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규제법규에 앞서 우선시 되고 중요한 점이 ‘자발적 시민들의 안전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공동생활공간에서의 소방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공간 확보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이렇듯 공동체 안전환경 조성에 중요한 사회적 분위기 확산으로 불법 주·정차 등의 문제가 해결되어 소방차 출동로가 확보됨으로써 이른바 ‘소방차 도착 골든타임’ 달성률이 한층 증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우리가 사는 집 주차공간을 한 번 둘러보자. 만약 화재나 구조·구급상황이 발생해 소방차가 출동했을 때 1분 1초가 소중한 시간에 소방관들이 주차할 곳이 없어 애를 먹고 있지는 않을까? 나의 가족은 소방차만 오기 만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소방차 전용주차구역은 비울수록 안전한 공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해주시길 당부드린다.

-부산강서소방서장 박해영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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