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에 따르면 메르디안 라이낙은 치료 전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해 정확히 종양을 조준한 다음 방사선을 쬘 수 있어 정상조직 손상 거의 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장비로, 꿈의 방사선 암 치료기로 불린다.
기존 방사선 암 치료기는 치료 중 환자가 움직이거나 숨을 쉬면 종양 위치가 변해 치료범위를 실제 종양 크기보다 넓게 잡고 치료했다. 때문에 주변 정상조직까지 방사선에 피폭되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심실빈맥은 전기활동 이상이 발생해 심장이 빨리 뛰는 병적인 상태를 말한다. 심장박동은 정상적으로 분당 60~100회 사이인데, 심실빈맥은 심박수가 120회 이상 뛰어 혈액을 전신으로 원활하게 보내지 못한다.
뇌졸중으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에 입원해 신경외과 치료를 받던 환자에게 갑자기 심실빈맥이 발생하면서 혈압저하와 쇼크로 심장혈관내과에 협진 의뢰됐다. 이후 심실빈맥 치료를 위해 항부정맥, 삽입형제세동기, 전극도자절제술까지 시행됐지만 재발하며 조절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이에 변재호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최근 일부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방사선치료를 고려하고 곽유강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에게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변재호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부정맥을 담당하시는 김성환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의 조언으로 심실빈맥 치료에 방사선치료를 적용하게 됐다”면서 “환자의 상태부터 병변의 위치, 크기 등의 치료적인 부분뿐 아니라 진행 일정을 상의하며 치료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삽입형 제세동기를 몸속에 삽입한 상태였던 환자에게 자칫 메르디안 라이낙의 자기장이 제세동기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제세동기 작동을 멈추고 치료를 진행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곽유강 교수는 “방사선치료의 일반적인 적응증은 악성종양으로 알려져 있지만, 점차 양성질환에도 그 적용 범위를 넓혀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치료의 의미가 크다”며 “치료 사례가 쌓이다 보면 방사선치료가 불응성 심실빈맥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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