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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불완전판매 1위 농협생명 "우리 문제 아냐" 해명...김인태號 대응능력 '도마'

2021-07-29 15:44:30

NH농협생명 김인태 대표이사. 사진=농협생명 홈페이지 갈무리
NH농협생명 김인태 대표이사. 사진=농협생명 홈페이지 갈무리
[로이슈 심준보 기자]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시행과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업계의 소비자보호와 재무건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 불완전판매율 1위인 NH농협생명은 GA의 문제일 뿐 회사 정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올 초 대표직에 오르자마자 금감원 종합검사를 받고있는 김인태 대표의 문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불완전판매는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소비자에게 기본 구조, 자금 운용, 원금 손실 여부 등 주요 내용에 대해 판매자(금융회사) 쪽에서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판매한 경우를 말한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농협생명은 GA채널에서 1.54%의 불완전판매율로 GA 신계약 5만건 이상 보험사 11곳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위인 KDB생명의 0.73%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불완전판매 건수 역시 1258건으로 GA 계약 건수 1~4위인 삼성생명, 라이나생명, 흥국생명, 동양생명의 불완전판매 건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높았다. 판매건수가 많아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높은 대형 보험사들보다 농협생명의 불완전 판매가 훨씬 높은 셈이다.

이에 따라 농협생명의 불완전판매는 금융당국 역시 주시하고 있다. 연초 보험사의 소비자보호와 지배구조, 재무건전성의 집중 점검을 예고한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말 사전검사를 시작으로 농협생명에 대해 본검사를 개시했다. 이달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재확산으로 검사는 잠정 보류상태로, 8월 초 재개가 예상되고 있다.

타사 대비 높은 GA 불완전판매율의 이유를 묻자 농협생명 관계자는 “생보협회에 공시된 불완전판매율은 판매 채널과 기간별로 다르게 나온다”라며 “또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만큼 특정 보험사의 상품과 정책 때문에 불완전판매가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타 보험사들도 비슷한 상품들을 판매중이라고도 덧붙였다.

GA들이 비슷한 타 보험사 상품도 판매하는데 유독 농협생명만 GA 불완전판매율이 타사 대비 높은 이유를 묻자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해명은 도리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농협생명뿐만 아니라 타사 상품들도 동시에 취급하고 있는 GA 상품에서 유독 농협생명 상품만 불완전 판매율이 높은 것은 우연일 뿐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또 관련 이슈에 대한 농협생명의 대응 방법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피해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농협생명의 시각과는 달리 농협생명의 특정 상품이 불완전판매의 주범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법률사무소 유앤아이파트너스의 보험피해센터에서 최근 2개월간 제기된 불완전판매 피해 사례 41건 중 12건이 ‘NH유니버설종신보험’ 상품으로, 종신보험을 원금이 보장되는 저축성보험처럼 판매했다는 사례가 대다수였다.

특정 상품과 함께 김인태 농협생명 대표의 문제인식 부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올 1월 농협생명 대표직에 오른 김 대표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 농협금융지주에서 근무했을 뿐 보험업권에 종사한 경력은 없다. 보험업권 전문 인사가 아닌 만큼 문제 인식이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부채로 잡히는 저축성보험 대신 종신보험을 확대하는 가운데, GA의 무리한 종신보험 영업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높은 GA 불완전판매율에 특별한 사유가 없다는 농협생명의 입장은 소비자들에게 문제 개선 이전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농협생명의 특정 상품이 타사 대비 불완전판매에 용이한 구조일수도 있는 만큼, 금감원도 종합검사에서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이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취임 직후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룬 김 대표 역시 불완전판매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sjb@r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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