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경찰에 따르면 K씨는 자국에서 구입한 블랙머니와 매뉴얼을 가지고 입국해 서울거주 외국인으로부터 ‘그린머니’도 구입한 후 범행대상자를 물색 중 대구에서 피해자인 외국인(브라질인)이 경영하는 식당을 방문했다.
그런 뒤 피해자에게 “아프리카 구호금으로 넘어간 블랙머니 100만 달러를 빼돌렸다. 블랙머니를 현금화하는 데 필요한 용액구입 비용에 1억원을 투자하면 투자금의 2배를 주겠다”며 범행가담을 권유하고 재차 피해자를 방문해 진짜 달러로 바꿔치기 수법으로 블랙머니를 현출하는 장면을 시연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사기를 시도한 혐의다.
종전 블랙머니 사기는 국외에서 이메일이나 전화로 피해자를 현혹해 각종 명목으로 피해금품을 편취하다가 피해자가 의심하게 되면 국내에 입국해 신뢰를 쌓은 후 블랙머니 현출장면을 재연해 지속적으로 범행을 이어왔고, 국내에서 블랙머니를 구입 또는 만들어 범행에 이용해 대부분 국내인이 피해자였다.
하지만 이번 범행은 국내 현지사정이 어두운 외국인 사업가를 대상으로 한 특징이 있다.
K씨는 시연과정에서 사용한 특수용액은 주방세제와 요오드를 섞은 물이었고, 지폐는 기계를 조작하거나 목이마르다고 해 피해자가 물을 가지러 간 사이 진짜 달러화로 바꿔치기했다. 마치 신종 화폐가 나온 것처럼 종이 색깔만 녹색(그린머니)으로 바꿔 현혹하기도 했다.
이처럼 100달러짜리 위조지폐(슈퍼노트)의 그림이 음영으로 처리해 비치게 하는 등 종전보다 정교한 블랙머니를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구입한 그린머니를 함께 사용했고 블랙머니의 유래와 복원방법이 기재된 영문매뉴얼을 활용해 피해자들이 쉽게 현혹되도록 했다.
경찰은 “블랙머니 사기사건을 국정원 등 관련기관과 협력해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있음에도 이와 유사한 범행이 반복되고 진화되고 있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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